중국이 최근 ‘제로(0) 코로나’를 사실상 중단,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제약 업체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중국과 홍콩, 유럽에서 해열제나 항생제 등 의약품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종근당 그룹의 계열사인 경보제약은 상한선 가격 제한 폭까지 오르며 전날보다 29.97%(1840원) 상승한 79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료 의약품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 기업 화일약품도 상한가로 마감했다. 또 명문제약(16%), 이연제약(14%), 국제약품(12%), 한미약품(6%) 등 국내 주요 제약 관련 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 7일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 완화가 시행된 후 해열제와 진통제 등을 사재기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의약품 부족 현상이 중국 전역에서 벌어졌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여파는 홍콩까지 미치는 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 당국은 일부 시민이 중국에 있는 친척과 친구를 위해 해열제와 진통제를 사재기하면서 약국에서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며 ‘약 사재기 금지’를 당부할 정도라고 한다.
약품 품귀 현상은 유럽에서도 관찰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유럽 대륙 전역에 걸쳐 아목시실린 등 항생제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방역 규제가 풀리며 질병 발생이 증가해 수요는 늘어난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여파로 생산 비용이 상승하면서 공급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보건 당국은 올겨울 항생제 부족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어린이용으로 쓰이는 경구용 액상 아목시실린 처방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하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대 심리에 제약 관련주에 큰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날 제약주 급등은 국내에 국한된 것이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날(12일) 미국 증시에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는 0.8% 상승에 그쳤고, 모더나는 오히려 7% 하락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종의 ‘테마주’ 열풍에 동조해 무작정 매수하면 이어지는 주가 급락으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