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영세한 지역 농협이나 신협이 판매한 고금리 상품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자금이 몰려 판매한 조합 측이 고객들에게 “적금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하는 사태가 여러건 발생했다. 경북 경주시에 있는 동경주농협은 7일 고객들에게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우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너무 많은 적금이 가입됐다”며 특판 상품 해지를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다. 이 조합은 지난달 25일 최고 연 8.2%짜리 정기적금을 판매했는데,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받으려는 ‘금리 노마드족’이 대거 몰리면서 첫 달 적금 가입금만 250억원가량이 모였다. 2년 만기로 계산하면 원금이 6000억원에 이자만 500억원가량이 된다. 매년 이자로 15억원 이상을 지출해본 적이 없는 동경주농협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자금이 몰린 것이다.
경남 남해군에 있는 남해축산농협도 연 10.25%짜리 특판 적금 10억원을 모집하는 데 1000억원 이상이 몰리자 7일 적금 해지를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다. 이 조합은 원래 지점 방문 고객들에게만 적금을 판매할 계획이었는데, 직원의 실수로 이 상품이 새벽에 온라인에서 판매돼 고객들이 몰린 것이다. 출자금이 약 73억원, 현금성 자산이 3억2000만원에 불과한 이 조합은 이자를 지불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가입자들에게 해지를 요청했다.
제주 사라신협에서도 12~23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적금에 연 7.5%를 제공하는 특판을 실시했다가 수십억원이 몰리자 고객들에게 해지를 요청했다.
가입자 중 상당수는 나중에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걱정해 요청대로 계약을 해지했지만, 일부 고객은 “다른 적금 깨가면서까지 가입했는데, 금융회사 실수로 발생한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건 부당하다”며 해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고 보고를 받았고 상호금융 중앙회를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예·적금 모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라며 “유사 사례가 또 없는지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