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 이미지/조선DB

고령 운전자들의 사고가 운전자 보험료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이 8일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4개 손해보험사의 운전자보험 손해율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50대 이하는 54.2%에 그쳤지만 60대 64.5%, 70대 78.1%, 80대 이상 263.9%로 껑충 뛰었습니다. 손해율은 사고 보상금을 보험료로 나눈 비율로, 사고가 많이 발생할수록 손해율이 높아지게 됩니다.

손해율이 가장 높은 MG손해보험(손해율 319.3%)의 경우 80대 이상 운전자보험 계약자 59명의 손해율이 무려 2033.9%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료 받은 돈의 20배를 보상금으로 내줬다는 얘기죠. AIG손해보험도 80대 이상 운전자보험 계약자 2명의 손해율이 419%를 기록했습니다.

고령층 계약자 비율을 따져 보면 70대는 87만5722명으로 전체 계약자 수의 5.7%, 80대 이상은 7만8125명으로 0.4%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비율은 크지 않지만 타 연령대 대비 손해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전체 손해율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처럼 손보사의 손해율이 상승하면 운전자보험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고령자들의 운전으로 발생하는 위험을 전체 보험 가입자들이 나눠서 부담하게 되는 셈인데, 그 몫이 점점 커지게 되는 것이죠.

정부는 고령자들의 운전을 줄이기 위해 면허 발급 기준을 엄격히 한다거나, 면허증 자진 반납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고, 작년 반납률이 2.2% 정도밖에 되지 않는 등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죠. 이에 보험사들이 스스로 손해율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금융 당국이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경영 상태가 부실한 손보사의 경우, 일정 연령 이상의 운전자보험 가입자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심각한 고령 운전자들의 손해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 비상한 대책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