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2곳 중 1곳은 주식 매매 주문과 관련된 백업(사고 대비 데이터 저장) 시스템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와 유사한 사고가 서학개미들에게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24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주식 거래가 가능한 국내 27개 증권사 가운데 12곳은 백업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 사고 발생 시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2곳은 이베스트투자증권, DB금융투자, 다올투자증권, SK증권, 노무라금융투자, 리딩투자증권,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JP모건서울지점, 키움증권, 토스증권, 하이투자증권이다.
중소 증권사들은 비용 문제로 백업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있다. 국내 주식의 경우 주문 시스템 백업이 필수지만, 해외 주식은 의무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백업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중개 역할을 하는 해외 증권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해외 주식 매매가 일시 중지된다. 실제로 지난 6월 IBK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이 현지 증권사 문제로 해외 주식 주문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주식 거래 이용 고객이 많지 않은 중소형사들은 초기에 사업비를 투입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창현 의원은 “해외 주식도 국내 주식처럼 백업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해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