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이틀 앞둔 14일 한 중국 시민이 베이징 다싱국제공항에 설치된 중국 공산당 상징 조형물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주 초미의 관심사였던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8.2%를 기록했다. 지난 6·7·9월에 미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통화 긴축을 시도했지만, 아직 높은 물가가 잡히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미 연준이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커졌다. 글로벌 시장은 긴장한 채 쌀쌀한 가을 바람을 맞고 있다.

다음주 화요일인 18일엔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예정돼 있다. ‘2분기 성장률 0.4%’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중국 정부의 연간 목표치(5.5%)를 달성하려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가 나와야 하지만,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감세안 파동’에 따른 국채 매입 조치를 연장하지 않고 어제(14일) 종료하면서 다음주 영국의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 “중국 3분기 성장률 3%대”

지난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금융정보업체 윈드를 인용, 경제학자들이 3분기 중국 GDP 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 3.5%로 관측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8월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인 4.8%과 비교했을 때 대폭 떨어진 수치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도 중국 경제 전문가 16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3분기 중국 경제가 3.68% 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대체로 중국 GDP 성장률을 3%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5.5%)는 달성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5%에 그친데다 3분기에 3%대 성장을 한다면, 4분기에 대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달 세계은행(WB)도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의 경제 여건을 담은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8%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30여 년 만에 중국 성장률이 역내 개발도상국 22개국 평균(5.3%)보다 낮아진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는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우리나라 성장률도 0.1~0.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0%로 예상했다. 지난 4월 전망치(2.9%)보다 0.9%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키움증권은 “중국 소비와 부동산 투자가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는 만큼, 중국 당국의 부양책이 강화되지 않는다면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크게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런던의 영란은행(BOE) 앞을 한 남성이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란은행의 구제조치 중단… 파운드화 또 흔들릴까

영국 중앙은행 발 파동으로 금융시장이 휘청거릴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영국 연기금 등의 요청을 거절하고 국채 매입 조치를 연장하지 않은 채 어제(14일) 종료한 것이 시장에 불안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연례총회에서도 “(국채 매입은) 계획대로 이번 주 마지막 날(14일)에 중단할 것”이라고 못박은 그대로였다.

앞서 영란은행은 지난달 리즈 트러스 총리 내각의 대규모 감세안 발표 직후 침체 우려로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고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총 650억파운드(102조원)어치의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섰다. 이후 영국 연기금 등은 영란은행에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이달 말까지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베일리 총재는 구제 조치를 연장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음 주가 되면 국채 가격이 다시 하락(국채 수익률 상승)할 위험이 크다. 영국 국채와 파운드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에 다시 한 번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키움증권은 “영란은행의 금융안정 조치가 연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불안이 재차 확대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영국 정부가 ‘감세안 수정’ 등의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