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본격 추진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대우조선과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물론, 국책은행들이 보유한 다른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부가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6일 대우조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41% 급등했다. 20년 넘게 주인 없는 회사로 머물면서 ‘세금 먹는 하마’로 치부됐지만, 민간 기업에서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 날인 27일 대우조선 주가는 18.24% 급락하면서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28일에도 대우조선 주가는 5.88% 하락했다. 이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지분 48.3%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유통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기업 가치(시가총액)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경우 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재선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 규모가 상당해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며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더라도 산은이 언제든 시장에 매물로 쏟아낼 수 있는 지분 28.2%를 보유하게 되기 때문에 리스크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의 대주주가 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막대한 인수 자금과 함께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당분간 대규모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우려 때문에 26일 10.80% 급락했다. 그다음 날도 1.66% 하락하는 등 26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언제든지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는 국책은행 보유 기업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산은이 보유한 HMM 주가는 27일 7.71% 급등한 뒤 다음 날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수출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한국항공우주(KAI)는 29일 4.04% 상승했다. KAI의 경우 증권가에서 수년째 한화그룹 인수설이 나오고 있는데,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정부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KAI 인수도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3년간 진행되던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됐듯 기업 인수합병(M&A)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돌발 변수도 많다”며 “M&A 기대감으로만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