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인적 분할을 통해 회사를 2개로 나누기로 한 현대백화점 주가가 이틀간 4.6% 하락했다. 19일 3.4% 떨어진 현대백화점 주가는 20일에도 0.86% 하락한 5만7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신세계(+0.42%), 롯데쇼핑(+2.28%) 등 주요 백화점 주가가 오른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의 주가 부진은 기업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식화한 영향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6일 장 마감 후 인적 분할로 현대백화점을 신설 법인인 현대백화점홀딩스와 존속 법인인 현대백화점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분할 비율은 현대백화점홀딩스가 23.24%, 현대백화점이 76.76%다.
인적 분할은 사업부 일부를 떼어 내 새 회사를 만든 뒤 모회사가 신설 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물적 분할과는 달리 기존 주주들이 신설 회사의 주식도 지분율대로 나눠 갖는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6.6%)와 대주주 현물출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사업 회사인 현대백화점의 지분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지배주주들의 현대백화점홀딩스 지분율은 현재보다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낮아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적 분할 자체로는 두 회사가 수평적인 관계라 현대백화점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 하지만 현대백화점홀딩스에 편입된 알짜사업 한무쇼핑이 소액주주들보다는 지배주주 이익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쉬운 인적 분할 결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며 “한무쇼핑은 지난해 영업현금 흐름이 2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현금 창출력을 갖춘 법인”이라며 “한무쇼핑을 사업회사(현대백화점)에서 분리시킨다는 것은 현대백화점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소액주주들을 위한 정책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설립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고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지배주주가 추가 지분 매입 등을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소액주주들도 주주환원정책 확대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