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AFP 연합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치솟으면서 서학 개미들의 주식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8월 들어 지난 24일까지 미국 주식 순매도액이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월간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2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시장 외화증권 순매도액은 5억7985만달러(약 7739억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한 2018년 5월(2억5677만달러)의 2배 이상 규모다.

지난 7월 이후 미국 증시가 반등하기 시작한 데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미국 주식을 팔면 환차익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달러 강세는 기업별로 보면 영향이 다르다. 미국 주식 가운데 내수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의 주가에는 긍정적이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기 때문에 주가가 부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안소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 강세로 반도체, 하드웨어 업종 등 해외 매출액 비중이 큰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대형기술주 대부분은 최근 실적 발표를 하면서 실적 하향 요인으로 달러 강세를 언급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거래 금액 상위 기업들의 순매도액을 보면 국내 투자자들은 애플 주식을 1억6927만달러어치(약 2255억원) 순매도했다. 이어 테슬라(1억114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5581만달러), 알파벳(5287만달러), 아마존(3141만달러) 순이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이 기업들의 주가는 애플을 제외하고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애플은 이달 들어 24일(현지 시각)까지 주가가 3.1%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나스닥 상승률(0.3%)을 웃돌았다. 하지만 테슬라(-0.02%), 마이크로소프트(-1.8%), 알파벳(-2.3%), 아마존(-0.9%)은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환율이 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역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달러 강세 시 원재료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시장 지배력이 높아 환율과 관계없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며 “미국 증시나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중대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