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카셰어링 전문업체 쏘카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채남기 한국IR협의회 회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연합뉴스

유니콘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차량공유업체 쏘카 주가가 상장 첫날인 22일 시초가(2만8000원)보다 6.07% 낮은 2만63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와 같았다. 상장 첫날 주가 하락으로 쏘카 시총은 8607억원에 그치면서, 더 이상 ‘유니콘’으로 부르기도 어색한 상황이 됐다.

통상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벤처기업을 유니콘으로 부르는데, 쏘카는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3조원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공모가로 계산한 시가총액이 9666억원까지 떨어졌었다.

한승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차량 공유 플랫폼과 비교해 쏘카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있었다”며 “불안한 시장 속에서 쏘카가 국내 렌터카 업체와 다르지 않다는 논란을 잠재우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상장한 대성하이텍 종가는 시초가 대비 12.31% 오른 1만460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9000원) 대비로는 62.22% 올랐다. 대성하이텍은 반도체·2차전지·방산 사업 등에서 사용하는 공작 기계와 정밀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57개 글로벌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성하이텍은 순조롭게 데뷔전을 치렀지만, 전반적인 올해 IPO 시장은 쏘카 분위기에 더 가까웠다. 올해 초부터 국내외 증시가 하락장에 접어들면서 IPO 시장도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43개 기업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됐다. 이 중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곳은 15곳(34.9%)이나 됐다. 기업 3곳 중 한 곳 이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오른 뒤, 종가가 가격 제한폭(30%)까지 오르는 일명 ‘따상’은 케이옥션, 유일로보틱스, 포바이포 등 3곳(7%)에 그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따상 기업이 14곳(15.7%)에 달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지난해 상장된 기업은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89개사였는데,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곳은 올해와 같은 15곳(16.9%)에 불과했다.

박영석 서강대 교수는 “통상 IPO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가치를 가장 높게 받을 수 있는 시점에 단행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양의 수익률을 거두기 어려운 이유”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상장을 예정하고 있던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쏘카와 함께 올해 하반기 IPO 대어로 뽑혔던 컬리는 기업가치가 4조원까지 거론됐지만 현재는 2조원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세 번째 IPO에 도전했던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CJ올리브영, SSG닷컴 등 굵직한 기업들은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