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에어 드롭(air drop)’도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첫 유권 해석이 나왔다. 에어 드롭은 특정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투자 비율에 따라 무상으로 신규 가상자산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증시의 ‘무상증자’와 비슷하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은 ‘가상자산 발행기관이 특정 가상자산을 보유한 회원에게 동종·이종의 가상자산을 무상 지급하는 거래가 증여세 과세 대상 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기재부에 기관 질의했다.
국세청은 ‘에어 드롭’, ‘하드포크’, ‘스테이킹’ 등 세가지 가상자산 특수 거래 형태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는지 물었다. 하드포크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통해 다른 가상자산을 생성하는 작업으로 기존 암호화폐로 다른 암호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비트코인(BTC)에서 비트코인캐시(BCH)를 파생시킨 것이 대표 사례다. 스테이킹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지급받는 것을 말한다.
기재부는 “가상자산 무상 이전은 상속·증여세법에 따른 ‘증여’에 해당한다”며 “이 경우 가상자산을 무상으로 이전받은 타인에게 증여세가 매겨진다”고 답했다.
가상자산 양도소득세는 2025년부터 물리는 것으로 유예된 상태이나 증여는 현재도 과세가 이뤄지고 있다. 증여세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물건이나 경제적 이익·재산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사실상의 모든 권리에 포괄적으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법률이 아닌 가상자산 업계에서 편의상 부르는 특정 거래 이름에 따라 유·무상 거래 여부를 따질 수는 없고 개별 경우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스테이킹 거래 내에서도 유·무상 거래가 나뉜다는 뜻이다.
증여세 납부 의무자는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세를 신고해야 하며, 세금은 10∼50%의 세율로 매겨진다.
하지만 세금을 매길 경우 과세 당국이 가상자산 증여 내역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가상자산 거래는 법적 근거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거래가 많고, 관련 인프라도 미비해 과세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세 대상자가 증여가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직접 해당 자산의 재산 가치가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 나아가 에어 드롭 등을 명확하게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배제하려면 추가 입법을 통한 제도 보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