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는 ‘태조이방원’이란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회복하는 등 증시 반등을 이끌고 있는 태양광, 조선, 2차전지, 방산, 원자력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조선 시대 왕명과 비슷하지만, 3대 임금은 ‘태종 이방원’이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들 업종 관련주는 최근 1개월간 전체 주식시장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선 태양광과 원자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천연가스와 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뒤 주목받고 있다. 화석연료의 대체재로 부상하는 것이다. 태양광 모듈을 제조하는 현대에너지솔루션과 한화솔루션은 최근 1개월간 주가가 각각 83%, 50%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반등 폭(9%)보다 훨씬 크다. 원자력 기업 중에선 현대건설(26%), 두산에너빌리티(21%) 등이 상승세다.
◇ 최근 한달 최대 83% 큰 폭 상승한 이른바 ‘태조이방원’ 주식
전기차 배터리로 쓰이는 2차전지 관련주는 전기차 수요 증가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94만8000여 대로, 전년 동월 대비 54% 늘었다. 최근 1개월간 대표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가는 둘 다 약 15% 상승했다. 최근 1개월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8200억원) 순매수한 종목도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조선 관련주도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관을 통해 공급해온 가스 양을 줄인 여파로 뛰고 있다. 공급이 끊긴 유럽 각국이 에너지 수입 경로를 다변화함에 따라 LNG(액화천연가스)를 바다로 운송하는 LNG선(船)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대표주인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1개월간 37% 상승했다. 또 지난달 폴란드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한국산 무기체계를 도입하기로 발표하면서 LIG넥스원(25%)과 현대로템(33%) 등 방산주도 순풍을 탔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태조이방원’ 중 원자력·태양광 관련주는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에도 전 세계적 ‘저탄소’ 기조로 유망할 것”이라며 “2차전지주도 내년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살아나면 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