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상장 회사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57) 회장이 최근 저조한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사임했지만, 지난 2년 간 코인 투자에 ‘올인’ 해왔던 그의 경영 방식이 여전히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사 의결권을 장악한 그가 완전한 2선 후퇴가 아닌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회사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세일러 회장은 지난 2일 퐁 르 사장에게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경영권을 인계하고 CEO에서 사퇴했다. 회사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였다. 2분기 손실액은 10억6200만달러(약 1조3900억원)로, 이 중 대부분이 비트코인 보유에 따른 손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현재 비트코인 12만9000여 개(약 3조9000억원 상당)를 보유해 전세계 상장 기업 중 1위인데, 최근 비트코인이 폭락하면서 투자 손실을 본 것이다. 세일러 회장은 지난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집중 매수해 왔다.
세일러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금요일인 5일 319달러에 마감, 사퇴 당일로부터 사흘 만에 15% 올랐다. 세일러 회장은 그 동안 회사 본연의 업무보다 코인 투자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 회사 시가총액의 80% 넘는 돈을 비트코인으로 보유하다보니, 비트코인의 가격에 따라 회사 주가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 사퇴가 회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세일러의 사퇴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코인 경영’이 중단될 지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일러가 공식 퇴임사에서 “앞으로 이사회 의장으로 일하며 비트코인 매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었다. 실제 그는 사퇴 후에도 트위터에 자신의 코인 투자가 전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회장 사임 이후 보유 비트코인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아니다.
특히 세일러 회장이 회사 의결권의 대부분을 장악한 상태에서 회사의 경영 방침이 크게 바뀌겠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세일러 회장은 의결권이 집중된 ‘슈퍼 주식’을 다량 보유해 전체 회사 의결권의 68%를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상화폐 전문 매체는 “코인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일러 회장이 가상화폐 거래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가상화폐 업계에) 희망적인 뉴스”라며 “세일러 회장은 향후 (의장 자격으로)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