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증시 폭락의 주범으로 꼽혀온 ‘주식 공매도’가, 실제로는 주가 하락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금융당국과 증권 유관기관 증시 대책회의에서 결론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나중에 사서 갚는 매매 기법이다.

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305.42)보다 5.08포인트(0.22%) 내린 2300.34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3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뉴시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증시 불안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유관 기관 회의에서 ‘공매도와 주가 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고받았다. 이에 따르면, 공매도와 코스피지수 간의 상관관계(절대값 기준)는 0.19~0.44 수준이었다. 상관관계는 0에 가까울수록 양쪽의 관련도가 낮고 1에 가까울수록 관련도가 높다는 뜻이다. 코스닥은 이 수치가 0.1~0.27 수준이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를 근거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분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공매도·주가 상관관계 조사… 공매도 거래 비중 높은 종목이 지난달 급락장서 하락율 더 낮아

지수뿐 아니라 개별 종목에서도 공매도와 주가 간의 연관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예를 들어, 지난달 2~21일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 비율이 30.7%로 가장 높았던 넷마블의 주가 하락률은 14.2%였다. 이는 공매도 비율이 1.5%로 가장 낮았던 GS건설의 주가 하락률(18%)보다 작았다. 또 코스피에서 공매도 비율 1~10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4.3%로, 순위가 101~110위인 종목(-18.4%)보다 오히려 높았다. 공매도가 적게 이뤄진 종목들이 오히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뜻이다.

공매도 거래 대금 기준으로 집계해도 결론은 비슷했다. 같은 시기 공매도 거래 대금이 일평균 407억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았던 삼성전자의 하락률은 약 12.3%였는데, 이는 공매도 거래액이 가장 적었던(일평균 약 1400만원) 현대홈쇼핑의 하락률과 거의 동일했다. 공매도 거래 대금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하락률은 6.2%로, 공매도액 최하위 10개 종목 중 8개보다 주가가 덜 떨어졌다.

최근 코스피가 장중 2300선이 붕괴되는 등 급락세를 보이자 일부 투자자는 주가 방어 대책으로 공매도 폐지를 요구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도 지난달 페이스북에 “한시적 공매도 금지로 개인 투자자들이 숨 쉴 공간이라도 열자”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지난 1일 발표한 증시 급락 방어 대책에 공매도 금지를 포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