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증시 폭락의 주범으로 꼽혀온 ‘주식 공매도’가, 실제로는 주가 하락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금융당국과 증권 유관기관 증시 대책회의에서 결론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나중에 사서 갚는 매매 기법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증시 불안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유관 기관 회의에서 ‘공매도와 주가 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고받았다. 이에 따르면, 공매도와 코스피지수 간의 상관관계(절대값 기준)는 0.19~0.44 수준이었다. 상관관계는 0에 가까울수록 양쪽의 관련도가 낮고 1에 가까울수록 관련도가 높다는 뜻이다. 코스닥은 이 수치가 0.1~0.27 수준이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를 근거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분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공매도·주가 상관관계 조사… 공매도 거래 비중 높은 종목이 지난달 급락장서 하락율 더 낮아
지수뿐 아니라 개별 종목에서도 공매도와 주가 간의 연관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예를 들어, 지난달 2~21일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 비율이 30.7%로 가장 높았던 넷마블의 주가 하락률은 14.2%였다. 이는 공매도 비율이 1.5%로 가장 낮았던 GS건설의 주가 하락률(18%)보다 작았다. 또 코스피에서 공매도 비율 1~10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4.3%로, 순위가 101~110위인 종목(-18.4%)보다 오히려 높았다. 공매도가 적게 이뤄진 종목들이 오히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뜻이다.
공매도 거래 대금 기준으로 집계해도 결론은 비슷했다. 같은 시기 공매도 거래 대금이 일평균 407억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았던 삼성전자의 하락률은 약 12.3%였는데, 이는 공매도 거래액이 가장 적었던(일평균 약 1400만원) 현대홈쇼핑의 하락률과 거의 동일했다. 공매도 거래 대금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하락률은 6.2%로, 공매도액 최하위 10개 종목 중 8개보다 주가가 덜 떨어졌다.
최근 코스피가 장중 2300선이 붕괴되는 등 급락세를 보이자 일부 투자자는 주가 방어 대책으로 공매도 폐지를 요구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도 지난달 페이스북에 “한시적 공매도 금지로 개인 투자자들이 숨 쉴 공간이라도 열자”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지난 1일 발표한 증시 급락 방어 대책에 공매도 금지를 포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