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해 대표적인 ‘닥터 둠(doom·파멸)’으로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30일(현지 시각)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가오는 경기 침체가 ‘약하고 짧을 것’이라는 견해는 위험할 정도로 순진한 생각”이라고 했다. 침체는 길고 고통스러울 것이며 글로벌 증시는 급락할 것이라고 했다. 통상 전형적인 경기 침체에서는 글로벌 증시가 35%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50% 가까이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기고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을 동반하는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통화 긴축(기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경착륙(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통화 긴축을 중단한다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경기가 과열되거나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은 경착륙이 임박하면 겁을 먹고 통화 긴축을 중단해 높은 물가 상승률을 받아들여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또 다가올 경제 위기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었지만 부채 수준이 높지 않았던 1970년대 스타일과, 채무위기에 이어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던 2008년 스타일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적 채무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은 큰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맥락에서 주식시장의 어떠한 반등도 저가 매수 기회라기보다는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죽은 고양이가 펄쩍 뛰어오르다. 일시적 반등 현상)’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