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봉준(존 리와 전봉준의 합성어)’으로 불리면서 주식 투자 대중화를 이끌었던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임기를 9개월여 남기고 최근 메리츠금융지주 측에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아내가 투자한 친구 회사에 고객 돈을 투자했다는 불법 투자 의혹이 불거져 금융 당국의 조사까지 받은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 측은 사표를 아직 수리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한때 ‘동학개미 운동의 선봉장’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그가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게 되는 셈이죠.
존 리 대표는 2014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후 작년 초 3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커피 사먹을 돈을 아껴서 매달 조금씩이라도 주식 투자하라” 등 여러 명언을 남겨 ‘동학개미의 멘토’ ‘가치투자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각종 미디어나 강연 등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의 연예인급의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의 명언을 따르는 투자자들이 많았던 만큼 그의 불법 투자 의혹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존 리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깝게 지내던 친구 이모씨가 2016년 세운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P사가 출시한 상품에 투자하는 메리츠자산운용 사모펀드를 출시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P사는 존 리 대표의 아내가 지분 6%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였습니다. 존 리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아내가 P사의 투자를 결정한 것이나 메리츠자산운용이 P사가 출시한 상품에 투자하는 과정에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은 데다, 금융 당국 역시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금융 당국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존 리 대표가 이끌던 메리츠자산운용과 그의 친구가 세웠고 배우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P사가 거래 관계로 엮였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인기에도 반드시 대가가 따릅니다. 유명세(有名稅)가 대표적입니다. 이름난 연예인들이 사생활을 편하게 즐길 수 없는 것처럼,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탓으로 겪어야 하는 불편이나 곤욕을 말합니다. 존 리 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추앙받았던 만큼 좀 더 엄격한 잣대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