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의 여파로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담보로 받은 주식을 강제로 파는 일(반대매매)이 많아지자, 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 금액이 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20일 20조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9조9895억원을 기록한 작년 2월 2일 이후 최저치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10조7021억원, 코스닥에서 9조3280억원이었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늘어난 증권사의 ‘반대매매’를 투자자들의 빚투를 위축시킨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돈을 빌리며 담보로 맡긴 주식 가격이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이를 강제로 팔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15일 반대매매 금액은 31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10월 이후 약 8개월 만의 최고치다. 16~20일에도 반대매매 규모는 256억~303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반대매매가 발생할 경우 대출받은 투자자는 대출금뿐만 아니라 본인의 투자 원금도 대부분 날리는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증권사들이 대출금 회수를 위해 담보로 받은 주식을 헐값에 팔고, 손실 책임을 대출자에게 지우기 때문이다. 예컨대 투자자가 자기 돈 5000원에 대출금 1만원을 더해 1만5000원짜리 주식을 샀다고 가정하자. 이 주식 값이 1만원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대출금 1만원을 회수하고, 투자자는 원금을 잃게 되는 것이다.
올 들어 금리 인상에 따라 증권사들이 이자율을 올리면서 빚투족들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진 것도 빚투 금액 축소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빚투 감소는 최근 1년 7개월 만에 코스피 2400선이 무너지는 등 얼어붙은 증시 상황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현상”이라며 “증권사의 반대매매 증가가 그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