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인 10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고용통계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촉발된 금융시장 충격이 시차를 두고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10일 뉴욕증시가 3%대 폭락했고 13일 개장한 아시아 증시가 이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 3~4%대 하락했다. 이어 개장한 유럽 주요국 증시도 2~3% 미끄러졌고, 뉴욕 증시도 이날 재차 3~4% 폭락하면서 마치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있다.
◇금융시장 도미노 충격
13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떨어진 3만0516.7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8%, S&P500 지수는 3.88% 각각 내림세를 기록했다. 13일 폭락으로 S&P500 지수는 전고점 대비 21% 하락해 약세장(bear market·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장세)에 진입했다. 다우지수는 고점 대비 17% 하락한 상태고, 나스닥은 이미 33% 내렸다.
간밤 뉴욕증시 충격을 이어받은 아시아 증시는 14일 오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시각으로 오전 11시18분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35%, 2.37% 하락 중이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2.30%, 홍콩 항셍지수는 1.16%, 대만 가권은 1.19%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년 7개월 만에 2500선이 무너져내린 채 거래되고 있다. 호주 증시도 이날 4.8% 폭락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는 중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5원 오른 1291.5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1292.5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지난 5월12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291.5원)마저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2020년 3월19일(최고 1296.0원) 이후 약 2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75bp 인상 가능성에 100bp 인상설까지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줄 알았던 미국 물가 상승세가 5월 8.6%를 기록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는 소식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대형 돌발 악재다. 물가 고삐를 죄기 위해서는 연준이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50bp 금리인상·1bp=0.01%포인트)이 아닌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소비를 위축시키고 고용에도 타격을 줘 경기침체 확률을 높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 견해다.
심지어 100bp 인상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JP모건은 기준금리가 100bp 인상되는 것도 배제하지 않았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노트에서 연준의 100bp 인상 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사소한 위험은 아니다(a non-trivial risk)”라고 평가했다.
미국 금융전문지 마켓워치는 “JP모건의 전망에 따르면 ‘진짜 서프라이즈’는 100bp 인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75bp인상쯤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닌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