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중국 알리페이가 지난 8일 블록딜로 지분을 대량 처분하면서 카카오페이 주주들과 직원들이 큰 손실에 직면했다.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은 상장 1년인 올해 11월 초까지 주식을 팔 수도 없는 상태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8일에만 16% 가까이 급락하며 공모가(9만원) 밑으로 하락했다. 이후 2거래일 연속 주가가 더 내려 10일 종가는 공모가보다 5.4% 낮은 8만51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상장 전 카카오페이는 우리사주조합에 주식 총 340만주를 배정했다. 당시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직원수(849명)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4005주를 받았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보면 1인당 평균 매입 금액은 3억6000여만원. 우리사주 청약률이 100%로 직원들 사이에서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상장 후 한 달도 안 돼 주가는 24만8500원까지 치솟아 1인당 우리사주 평가액은 10억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미끄러져 내리기 시작했다. 류영준 전 대표 등 임원 8명이 상장 한 달도 안 돼 자사주 44만여주를 처분했다는 소식 등이 겹쳤고, 급기야 2대 주주까지 주식 매도에 나서면서 현재 우리사주 평가액은 1인당 3억4000만원 선으로 쪼그라들었다. 1인당 평가손실이 평균 2000만원이 난 상태다.
우리사주 배정물량은 1년간 보호예수(대주주나 임직원 등 내부자가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한 것)로 묶이기 때문에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주가 흐름과 관계없이 상장 1주년이 되는 오는 11월 3일 전까지는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 퇴사하면 한 달 후 입고되는 주식을 처분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 퇴사하면 오히려 손실을 확정 짓게 돼버리는 상황이다.
류영준 전 대표 등 임원 8명은 주당 5000원에 취득한 주식을 고점에 가까운 20만4017원에 팔아 총 878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상장 후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주식의 경우 최소 의무보유 기간 규정이 없었던 ‘구멍’을 노렸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사태’ 이후 상장 신청 기업의 임원 등이 상장 이전에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상장 이후 행사해서 취득한 주식도 의무보유확약 대상에 포함, 최소 6개월간 매각을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