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지난주(16~20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350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3월 말부터 7주 연속 총 7조원이 넘는 매도세를 보이다가 8주 만에 순매수로 방향을 튼 것이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최근 2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기관투자자도 2주 연속 순매수에 가세하면서 2월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를 기록했다. 미국과 한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증시 ‘바닥론’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최근 하나둘 등장하는 이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실 개별 종목으로 볼 때 5월 들어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츰 지분율을 늘려왔다”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수출이 양호하고, 1분기 기업 실적도 좋았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실적 대비 저평가된 대형 종목 위주로 외국인이 매집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이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졌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으면서, 부채비율이 낮은 종목 중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율을 높여 온 종목을 꼽아봤더니 SK이노베이션, LG, 오뚜기, 삼성물산, 현대차, 현대로템, 삼성SDI, SK하이닉스, 카카오, 삼성전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10개 종목 중 연초 대비 주가하락 폭이 가장 크면서 12개월 당기순이익 전망치 변화율이 가장 높고, 동시에 외국인 지분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카카오였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점한 종목들이라는 점에서 저평가가 해소될 때까지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했다.

업종 전체적으로 볼 때 실적 전망은 상향 조정됐지만, 주가는 거꾸로 하락한 분야로는 IT가전(삼성SDI, LG전자, 삼영전자), 건설·건축(KCC, 코오롱글로벌), 반도체(DB하이텍, SK하이닉스, 삼성전자), IT하드웨어(엠씨넥스, 코리아써키트, 이수페타시스)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