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중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은행은 씨티은행이었다.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2021년 평균 연봉은 1억2000만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KB국민은행의 평균 연봉(1억1000만원)보다 많았다. 씨티은행이 시중은행권 최초로 월급 1000만원 시대를 연 것이다.
통상 은행권 ‘연봉킹’은 리딩뱅크 경쟁을 하는 KB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씨티은행은 2014년부터 한 번도 연봉킹 자리를 다른 은행에 내준 적 없는 ‘숨은 1위’였다. 은행원 평균 연봉 1억원 시대를 가장 먼저 연 곳도 씨티은행이었다.
씨티은행의 높은 연봉은 좋은 실적 때문이라기보다는 금융권의 뿌리 깊은 호봉제와 강성 노조의 합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씨티은행은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한 뒤 17년이 지났음에도 임금 체계조차 통일하지 못했다. 기존 한미은행 직원들은 호봉제, 구씨티은행 직원들은 연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신입 직원을 뽑지 않았지만, 강성 노조로 인해 2014년 이후 직원 수는 줄지 않고 3500명 수준이 유지됐다. 호봉제 덕분에 생산성과는 무관하게 높은 임금을 받는 고연차 직원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다 보니 평균 임금이 최근 1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씨티은행이 은행원 평균 연봉 1억원 시대를 연 2017년에도 은행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35% 감소했다. 2018년부터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도 평균 임금은 계속 올랐고, 월급 1000만원 시대를 연 작년에는 소매 금융 철수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한편 인터넷 전문 은행, 국책은행, 지방은행까지 포함한 은행권 중에서는 카카오뱅크가 2021년 평균 연봉 1억5300만원으로 1위였다. 2020년(7900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