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세계 각국의 환율이 상승(통화 가치 하락)하고 있지만, 이런 여파가 전혀 미치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중국 외환시장이다.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중국 위안화 가치는 장중에 달러당 6.3위안까지 상승, 2018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0.2%가량 상승했다. 원화, 대만 달러, 인도 루피 등 주요 신흥국 화폐 가치가 하락한 것과는 딴판이다.
위안화 강세는 러시아가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축출돼 달러화 거래가 막힐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에 있는 중국 위안화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 때문으로 분석된다.
28일 미국 자산 운용사 인베스코는 “러시아 은행들이 스위프트에서 배제된 것을 계기로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연가스 등 에너지의 유럽 수출이 막히는 러시아가 중국으로 에너지를 수출하는 의존도를 더욱 높일 것이고, 이 과정에서 달러나 유로화 대신 위안화 결제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등 압박에 나섰지만, 러시아와 무역을 유지해야 하는 기업들은 위안화뿐 아니라 루블화 결제를 통해 달러 지배 체제를 우회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변수가 아니더라도 중국 화폐의 위상은 이미 국제사회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진 상태다. 스위프트에 따르면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율은 작년 말 기준 2.7%로 일본 엔화(2.58%)를 제치고 4위를 차지했다. 1위는 달러(40.51%), 2위는 유로(36.65%), 3위는 영국 파운드(5.89%)다. 위안화 국제 결제 비율은 올 1월 기준으로는 3.2%로 더 뛰었다. 사상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