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펴낸 ‘코로나19 이후 고용 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원 등 육체노동 일자리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코로나 사태 이후 사무·판매직 등 반복적인 업무가 많은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배달원 등 육체노동 일자리는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고용 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사무·판매, 기능원, 조립원 등 중숙련 일자리의 감소 폭은 2014∼2019년 연평균 0.22%에서 코로나 사태가 확산한 2020∼2021년 0.63%로 커졌다.

이는 기업들이 자동화로 대체하기가 비교적 쉽고, 비용 절감의 편익이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장은 “취업자 수가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고용 재조정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동화 대체, 비대면 생활방식 등이 이어지며 중숙련 일자리는 장기적으로 조정될(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중숙련 일자리의 경우 재택근무가 여의치 않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재택근무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재택가능 지수’는 중숙련 일자리의 경우 0.22로 계산돼, 고숙련 일자리(0.62)보다 낮았다. 기업의 수요가 줄면서 중숙련 업종 종사자의 임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평균 4.3% 줄어, 고숙련(-2.3%), 저숙련(-3.5%) 종사자보다 더 큰 하락 폭을 보였다.

반면 지난 9월 말 기준 고숙련 및 저숙련 일자리는 2019년 4분기 대비 각각 0.5%, 3.9% 늘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저숙련 일자리의 경우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택배원, 배달원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보고서는 “경기 침체기에 저숙련 일자리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별로 보면, 경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저생산성 산업의 일자리가 줄어 전반적으로 노동생산성이 향상됐다.

오삼일 고용분석팀장은 “숙박·음식, 도소매 등 저생산성 산업의 고용이 크게 감소했지만 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금융보험 등 고생산성 산업의 고용은 증가하거나 이전과 유사했다”면서 “이는 팬데믹 이후 산업간 고용 재조정이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