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1조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은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등 12종목이고, 해외 주식 중 테슬라를 더해 총 13종목인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국내와 해외 주식을 100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투자 성적은 저조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1조원 이상 사들인 종목 가운데 테슬라(19.7%), SK하이닉스(7.1%), 네이버(4.8%) 3종목만 수익이 났다. 나머지 10개 종목은 평균 매입가보다 주가가 떨어진 상태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20국(G20) 증시 대표 지수 가운데 18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19위)과 브라질(20위)을 제외하고는 모두 코스피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100조 사들인 개미, 수익률은 마이너스
올해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역대급’이다. 개인들은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65조638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1조1110억원을 순매수했다. 또 해외 주식도 지난 23일까지 225억7200만달러(26조8000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개인들의 국내외 주식 순매수 규모가 87조원 정도로 역대 최대치였는데, 올해는 10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역대급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올해 개인들의 수익률은 좋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올해 개인들이 31조3610억원을 사들여 순매수 1위에 오른 삼성전자 보통주의 추정 수익률은 -0.4%다.
순매수 2위(5조760억원)인 삼성전자 우선주의 추정 수익률도 -1.7% 수준이다.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순매수액 36조4370억원은 올해 개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의 절반을 넘는데, 두 종목에서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 10월 13일 6만8800원까지 하락했던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가 지난 24일에는 8만500원까지 회복됐지만, 여전히 지난해 말 주가(8만1000원)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대모비스(-12.8%), 금호석유(-17.8%), SK바이오팜(-23%) 등에 대한 투자에서 개인들의 손실이 큰 편이었다.
카카오처럼 주가가 작년 말보다 많이 올랐는데도 개인들이 손실을 본 종목도 있다. 카카오는 올해 46.5% 올랐지만, 개인들의 투자 수익률은 -9.5%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주 주가가 급등할 때 개인 투자자들이 ‘나만 좋은 투자 기회를 놓쳤다’는 불안감에 너무 비싼 가격에 주식을 샀다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개인들이 주가 ‘상투’를 잡았다는 것이다. 개인들은 네이버 투자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작년 말보다 31.3% 올랐지만, 개인들의 네이버 투자 수익률은 4.8%로 낮게 나타났다.
◇수익률 1위는 테슬라
개인들이 1조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19.7%)였다. 개인들은 올 들어 테슬라 주식을 평균 891.06달러에 샀는데, 지난 23일 종가는 1067달러였다. 테슬라 주가 역시 지난 1월 26일 883.09달러까지 올랐다가 3월과 5~6월에 500달러대로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을 애태웠다. 하지만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며 1000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주가도 지난해 말(705.67달러)보다 51.2% 오른 것이다.
◇코스피 상승률 G20 중 18위
올해 국내 증시 대표 지수인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20국(G20) 증시 대표 지수 중 18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3012.43으로 지난해 말(2873.47) 대비 4.8% 상승했다. 코스피는 올 들어 3000선을 돌파했고, 지난 7월 6일에는 3305.21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 이탈 등으로 하반기에는 힘을 쓰지 못했고,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충격이 가장 컸던 11월 말에는 지난해 말보다 더 낮은 2839.01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G20 가운데 증시 대표 지수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보다 낮은 곳은 중국(-5.6%)과 브라질(-11.9%)뿐이다. 아르헨티나 증시는 65.6% 상승해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미국 뉴욕 증시의 경우에도 3대 지수가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평균은 17.5% 올랐고, 나스닥지수(21.5%)와 S&P500지수(25.8%) 모두 20%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