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가가 오르는 산타 랠리 가능성이 각종 악재들로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이럴 때에는 경기방어주로 ‘베어 마켓’에 대비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연말에 증시가 상승하는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미국·영국 등 주요국의 긴축 행보가 이어지고,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 악재들이 겹겹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아시아 증시는 코스피(0.41%)와 일본 닛케이(2.08%) 등이 상승했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오름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이처럼 투자 전망이 불확실할 때에는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경기방어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미크론 확산이 더 심각해지면 코로나 관련 ‘집콕(stay-at-home)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말 글로벌 증시 ‘베어마켓’ 우려

미국 경제 매체 마켓워치는 20일 “증시가 투자 심리에 암운을 드리고 있다”며 “역발상 투자자들이 뛰어들기 전까지 증시는 더 나빠질 것”으로 전했다. 2018년 연말에 증시가 연중 최고치에 비해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인 베어마켓(bear market·곰이 앞발로 내려치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시황) 문턱까지 갔다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까스로 반등한 사례를 들었다. 베어마켓은 상승장인 불마켓(bull market·황소가 뿔로 위로 들이받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시황)의 반대말이다. 이날 미국 주요 지수들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3일 연속 하락하자 블룸버그는 “S&P500 지수의 최근 3일 하락폭은 지난 9월 이후 최대”라고 보도했다.

네덜란드·독일·프랑스 등 유럽에서 오미크론 봉쇄 조치가 시행됐고, 스콧 고틀리프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경제매체 CNBC에서 “앞으로 4~6주가 매우 힘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1조7500억달러(약 2086조원) 사회복지 예산안이 민주당 상원 의원 조 맨친의 반대 표명으로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한 것도 글로벌 증시에 폭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법안 무산 가능성이 커지자 내년 1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에서 2%로 내렸다.

여기에 중국이 기준금리(대출우대금리·LPR)를 3.85%에서 3.80%로 0.05% 포인트 인하면서 투자 심리 악화에 일조했다. 대신증권은 “경기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증시에 부정적”이라며 “금리 인하 폭이 작은 점도 경기 부양 의지에 대한 실망감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5%대에서 4%대로 내려 잡았다.

긴축 통화정책도 증시에는 악재다. 미국이 긴축 속도를 높인 가운데 영국은 16일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0.15%포인트 올렸다. 신영증권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연준의 긴축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나스닥 성장주는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경기방어주, 집콕주가 대안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경기 순환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수요가 꾸준한 식료품·통신·보험 등 경기방어주들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대에서 1.4%대로 하락하면서 미래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진 점도 경기방어주를 부각하는 요인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코스피 시장 업종별 지수 중 음식료품이 9%로 운수창고업(11.8%) 다음으로 높았다. 통신업·보험(이상 8.3%)도 코스피(4.4%)보다 두 배 가까이 지수가 상승했다.

경기방어주의 실적도 뒤를 받치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음식료주의 내년 1분기 증권사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 증가율은 12%였다. 농심(32%)·롯데칠성(12%)·오리온(8%) 등이 상위권이었다. 통신주 중에서는 KT(8%)·LG유플러스(2%) 등이 높았다.

미국에서는 화상회의 업체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 원격 의료 업체 텔라독 등 코로나 관련 집콕주가 전주 초보다 각각 7.3%, 3.2% 올랐다.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보다 공격적 목소리도 나온다.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용어를 만든 골드만삭스 출신 주식 분석가 짐 크레이머는 코로나 확진 판정 후 자택 격리 중에도 “패닉 셀(공포감에 투매)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보다 나는 낙관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