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가 16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통화긴축 속도를 높이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끌려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총재는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움직일 수 있을 때 미리 움직였기 때문에 연준의 속도에 따라 피동적으로 끌려갈 리스크가 없다”며 “(앞으로는) 국내 상황에 맞게 속도를 끌고갈 수 있는 여유를 되찾았다. 정상화는 대외요인보다 국내요인에 맞춰서 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올해 8월과 11월 두 차례 금리를 올려놨기 때문에 연준에 끌려가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미 연준의 이 같은 결정이 예상된 수준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오늘 FOMC 결과는 시장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내년 1분기 금리인상을 배제하지 않으며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해나가겠다고 한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1월이나 2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추가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은은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내년 소비자물가는 2%대 상승률을 이어가 상당기간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11월까지 2.3% 상승하며 작년 수준(0.5%)을 크게 웃돌고 있다. 연간 상승률로는 2012년(2.2%) 이후 처음으로 물가안정목표치인 2%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물가 상승 억제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보다 내년에 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