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공모주들이 줄줄이 상장하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공모 금액이 20조원을 돌파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104개사(스팩·리츠 포함)로 이들이 증시에서 조달한 공모액은 20조1279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한 해 공모액(5조9355억원·95개사)의 3.4배 규모다. 종전 역대 최대 기록(2010년·10조1453억원)과 비교해도 두 배 수준이다.

그래픽=송윤혜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8억원)·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460억원)·카카오뱅크(2조5526억원)·크래프톤(4조3098억원)·현대중공업(1조800억원)·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등 6개 대형 종목의 공모액만 13조2101억원에 달했다.

시장 별로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 17개사가 16조8694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87개사가 3조2586억원 정도를 IPO로 조달했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를 포함해 15개사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첫날 상한가)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그러나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따상이 줄고, 상장 첫날 수익률도 연초만 못하다. 글로벌 증시가 급격한 물가 상승 및 미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상승 동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따상은 단 2개사(일진하이솔루스·지아이텍)만 성공했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첫날인 지난 3일 공모가 대비 114% 높은 주가를 기록했지만 따상에는 실패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평균 상승률은 지난 1∼8월까지만 해도 5월(25.1%)만 제외하고 평균 45∼8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9월(37.3%)·10월(20.5%)로 갈수록 투자 수익률이 저조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가 3000선을 밑도는 등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공모주 수익률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성장성을 면밀히 따져 선별적으로 공모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개돼 있는 투자 설명서에서 실적, 사업 계획 등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확인하고, 기관 투자자의 의무 보유 확약 비율 등도 신중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