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기업들이 앞다퉈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시장에 뛰어들면서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유 일련번호를 부여한 단 하나의 파일을 말한다. 블록체인 기반 소유권·저작권 증명서로 NFT 기술을 활용하면 예술 작품과 문화 콘텐츠 등을 디지털 공간에 박제하는 효과가 있다. 맞교환할 수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NFT는 일종의 권리증이라 다른 NFT와 교환할 수 없다. 그래서 ‘대체 불가능 토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NFT에 올라타려는 증시
핀테크업체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최근 1개월간 주가가 201%나 급등했다. 스포츠·디지털 아트 분야의 NFT 거래 플랫폼이 지난 1일 출시되면서 주가가 뛴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옥션(112%), 게임빌(109%) 등의 주가도 상승폭이 컸다. 서울옥션의 자회사가 국내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NFT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면서 투자금이 몰렸다. NFT 관련 주요 국내 10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75.4%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2%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NFT 관련 사업 계획을 발표한 기업만 20여 곳이나 된다. 지난 4일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뮤직 모회사 하이브는 두나무와 NFT 신규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BTS의 음악을 고유 디지털 상품으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는 지난 7월 디지털 작품을 전시·유통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카오톡 내 서비스 목록 중 가상 화폐 지갑인 ‘클립(Klip)’에 들어가면 NFT로 변환된 그림 등을 매매할 수 있다. 지난 8월 1일에는 배우 하정우의 디지털 아트 작품(그림)이 시초가 2만7000클레이(약 3280만5000원)에서 13시간 동안 경매를 통해 최고 응찰가 4만7000클레이(5710만5000원)에 낙찰됐다.
메타(구 페이스북)와 나이키·아마존·코카콜라 등 해외 유명 기업들도 NFT 사업 계획을 밝힌 상태다.
◇메타버스와 시너지 기대
NFT는 메타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차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메타버스는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와 ‘세계’라는 의미의 ‘유니버스’가 합쳐진 용어로 가상 세계에서 현실 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NFT 아이템을 파는 상점이 들어서고 그곳에서 거래가 일어난다. NFT는 디지털 공간에서 ‘FLEX(과시)’ 행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등기부등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메타버스상 디지털 아이템을 NFT로 발행하면 서로 다른 메타버스 간 호환도 가능해진다. NFT는 특정 회사의 서버가 아닌 블록체인 공공데이터베이스(퍼블릭DB)에 저장돼 가치의 이전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김시호 연세대 교수는 “NFT는 가상 자산에 원본 인증과 거래 내역 추적 기능을 부여해 창작자에게 디지털 자산 매매를 통한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했다”며 “과거 ‘코인’이 실물 경제와 연계되지 못해 ‘블록체인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가’에 많은 의구심이 있었으나, NFT와 메타버스 생태계의 융합은 가상 세계에서 새로운 디지털 산업의 생태계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자산은 무단 복제 문제 발생 가능
NFT는 블록체인에 저장돼 위·변조가 어렵고 누구든 권리 현황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예술품과 게임 아이템뿐만 아니라 신원 증명 및 인증서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만능은 아니다. 비싼 수수료 때문에 원본을 직접 저장하지 않는다. 인터넷 기사를 NFT화할 경우 인터넷 주소만 저장하는 식이다. 원본과 사본을 구별해주지만 원본의 복제나 해킹, 소실을 막아주진 못한다. 원본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그림이나 조각상 등과는 달리 디지털 자산 자체는 얼마든지 무단 복제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지난 3월 디지털 미술품 사상 최고가인 6930만달러(약 818억원)에 팔린 작품도 NFT 투자 회사 고위 임원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가상 자산 큰손들이 거품을 키운다는 우려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투자 관점에서 NFT 관련 주식을 보더라도 단기성 호재로 인식하기보다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NFT(대체 불가 토큰)
대체 불가 토큰(Non-Fungible Token)의 약칭으로,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일종의 인증서다. 그림·음악 등 디지털 파일의 생성시간·소유자·거래내역 등을 블록체인상에 기록하는 것이다. NFT마다 고유값을 지니고 있어 다른 NFT와 대체할 수 없고 위·변조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