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일부 서학 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곧 하락한다”고 베팅에 나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서 대표 종목 100개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가 하락할 때 일별 하락률의 3배만큼 수익이 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서학 개미들의 투자 리스트 10위에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QQQ ETF’가 올랐다. 1300만달러(약 153억원) 순매수했다. 나스닥100 지수가 하락하면 3배만큼 수익이 나지만, 반대로 지수가 오르면 상승률의 3배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ETF 수익률이 지수 등락률의 최대 2배인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은 3배인 ETF도 상장돼 있다.

투자 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1일 1만4791.87이었던 나스닥100 지수는 지난 8일 1만6336.03까지 10.4% 올랐다. 단기간에 지수가 급등하자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투자 격언대로 “오를 만큼 올랐으니 떨어질 일이 남았다”고 판단하는 서학 개미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전망과는 반대로 나스닥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서학 개미들이 조금 더 많다. 나스닥 100 지수 상승률만큼 수익이 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 1 ETF’가 순매수 9위(1400만달러 순매수)로 한 계단 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개별 기업 주가도 예측이 어려운데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자 투자자들은 코스피200 지수 일별 하락률의 2배만큼 수익이 나는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 ETF를 3조5900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이 ETF의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5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