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2일 ‘국채 시장 점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최근 국채 금리 급등(국채 가격 급락)에 대응해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Buy-Back·되사주기)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백은 정부나 기업이 발행한 국채·회사채를 다시 사들여 채권을 조기에 상환하는 것이다. 시중에 풀린 채권 물량이 줄면 채권 가격이 오르고 채권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KB국민은행, NH투자증권, KB증권, 크레디 아그리콜 등 금융사 임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금리 상승과 비교해 우리 국채 시장의 변동성(등락폭)이 과도한 편”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채 금리 3년 3개월 만에 최고

긴급 바이백은 최근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시장 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일 연 2.108%로 마감하며 2018년 8월 3일(2.108%)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가 오르자 주무 부처인 기재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채 금리 급등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을 커지게 만들고,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또 소비와 투자에 악영향을 끼쳐 경기 둔화로 이어지게 될 수도 있다.

기재부는 국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방식에 이어 긴급 바이백까지 대응 수위를 높였다. 기재부는 지난달 28일 “11월부터 국고채 단기물 발행 물량을 축소하고, 이후에도 국채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선제적으로 긴급 바이백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달 국고채 발행량은 1~9월 평균(16조8300억원)의 절반 수준(8조원)으로 줄일 예정이다. 바이백 종목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후 국채 시장 홈페이지에 공고하기로 했다.

기재부 긴급 대책에 2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7%포인트 하락(국채 가격 상승)했다.

◇회사채 발행 사실상 중단 상태

채권 금리 급등에는 최근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과 금리 인상 등 ‘긴축 일정’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당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2023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년 두 차례(7·11월) 인상으로 전망을 바꿨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에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이번 달에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상승으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채권형 펀드에서는 최근 석 달 새 투자금이 6000억원 넘게 빠져나갔다. 채권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국내 채권형(-5088억원)과 해외 채권형(-1394억원) 펀드에서 총 6482억원이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 2조9866억원, 해외 주식형 펀드로 2조476억원이 유입된 것과 반대 흐름이다.

채권 투자자들은 “올해 추가 투자해봤자 손실만 더 커질 것”이라며 손실을 확정 짓고 거래를 접는 분위기다.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없으니 연내에 회사채를 발행하려던 기업들도 내년으로 속속 연기하고 있다. 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고 있는 셈이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부 간부는 “통상 연말이면 다음 해 사업을 미리 시작하는데 올해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