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코스피 하락기에 국내 증시에서 유망 업종으로 꼽히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의 주식들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오·배터리 업종 기업들의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8일까지 바이오 업종의 SK바이오사이언스(-21.9%)와 셀트리온헬스케어(-20.7%)의 주가는 2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5.7%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하락률이 3배를 훌쩍 넘는다. 셀트리온(-16.3%)과 셀트리온제약(-17.6%)도 크게 하락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9.8%)와 SK바이오팜(-7.4%)의 하락 폭도 큰 편이었다. 최근 머크 등 해외 제약사가 개발하는 먹는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주가는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신 접종률이 이미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졌고,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작이 예고된 것 역시 바이오 기업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별다른 ‘악재’가 없었던 배터리 관련 주도 약세였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2위인 배터리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이 기간 10.4% 떨어졌다. 삼성SDI 주가가 6.7% 하락했고,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엘앤에프(-5.3%)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3.1%) 주가도 떨어졌다.
이 기간 인터넷 업종의 네이버(-3.6%)나 카카오(-2.1%), 게임 업종의 크래프톤(-5.6%)과 카카오게임즈(-5.1%) 등도 바이오·배터리 업종보다 하락 폭은 작지만 주가가 떨어졌다. 카카오와 상장된 계열사를 합친 ‘카카오 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 8일 87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달 1일(117조3000억원)에 비해 30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카카오 그룹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와 게임회사인 카카오게임즈와 넵튠, 금융사인 카카오뱅크로 구성돼 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기업이지만,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BBIG의 약세는 국내외 금리 상승세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상승세로 기업의 성장성 등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기술·성장주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를 현재 수익으로 환산할 때 그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1.3%대였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8일에는 1.61%까지 높아졌다. 국내 3년 만기 국채 금리도 같은 기간 1.5%대에서 1.701%(지난 8일)까지 상승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BBIG 업종의 주가 하락세에 대해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작된 ‘성장주 고평가 논쟁’의 부정적 영향과 동시에 업종·종목별 개별 악재의 영향도 있었다”며 “성장주 고평가 논란이 하락의 요인 중 하나인 만큼 이미 조정을 거친 플랫폼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하락한’ 종목들로 영향이 집중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