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상장한 국내 최초의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8개 중 6개가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액티브 ETF란 펀드 매니저가 일정 범위 내에서 투자 종목과 비율을 자율적으로 정해 운용하는 ETF다.

4일 한국거래소가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상장한 TIGER 글로벌 BBIG 액티브 ETF의 지난 8월 말 기준 3개월(6~8월) 수익률은 21.1%로, 같은 기간 비교 대상 대표 지수(비교지수) 수익률(13.9%)보다 7.2%포인트 높았다. 펀드매니저가 시장 평균보다 ETF를 잘 운용했다는 뜻이다. 또 TIMEFOLIO BBIG액티브, KODEX K-신재생에너지 액티브, TIMEFOLIO Kstock 액티브,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 밸류체인 액티브, 네비게이터 ESG 액티브 등 ETF가 시장 평균을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시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ETF는 두 종류로 나뉜다. 보통 시장·업종·테마별 대표 주식들로 구성된 ‘추종지수’와 거의 유사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패시브 ETF가 대부분이다. 펀드 매니저가 종목을 선택하고 비율을 조정하는 액티브 ETF는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비교지수 수익률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형 운용사 성적표는 극과 극

대형 자산운용사 2곳의 액티브 ETF 운용 성적표는 극과 극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 BBIG 액티브의 수익률은 비교지수 수익률보다 7.2%포인트 높았지만, TIGER 퓨처 모빌리티 액티브는 비교지수 수익률보다 4.5%포인트 낮았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에도 KODEX K-신재생 에너지 액티브는 비교지수보다 수익률이 5.6%포인트 높았지만, KODEX K-미래차 액티브는 2.2%포인트 낮았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과 비교 대상 대표지수 수익률

타임폴리오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5월 출시한 액티브 ETF의 수익률이 모두 비교지수 수익률보다 높았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펀드 매니저는 자신이 가진 데이터와 정보, 전문적 판단력을 동원해 예상되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이러한 액티브한 운용을 통해 시장이 빠질 때 덜 빠지고, 시장이 오를 때 더 수익을 내는 ‘초과 수익 창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TIGER 글로벌 BBIG 액티브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 중에서도 향후 수익이 예상되는 업종의 비율을 늘려서 수익을 더 낼 수 있었다. 정희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자산배분팀장은 “BBIG 업종 중 정책적 수혜가 예상된 전기차·배터리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며 “중국에서의 전기차 수요 증가 및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전기차 관련 지원 정책 발표를 바탕으로 해당 업종이 실제로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했다.

◇운용사 “액티브 ETF 비중 커질 듯”

최근 성장하는 산업 안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기업에 발 빠르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액티브 ETF의 장점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중 상장할 예정인 메타버스 ETF를 주식형 액티브 ETF 형태로 준비했다. 패시브 펀드의 경우 지수 정기 변경일이 오기 전에는 투자 종목을 교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빠른 대응’을 위해서는 액티브 ETF가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 액티브 ETF의 역사는 짧은 편이지만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2008년 액티브 ETF가 최초 도입됐다. 반면 국내에선 2017년 채권형 액티브 ETF가 처음 상장했고, 주식형 액티브 ETF가 상장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올해 5월 이전에도 주식형 액티브 ETF 3종이 상장돼 있었지만, 대체로 인공지능(AI) 등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ETF였다. 지난 5월에 상장한 8개의 액티브 ETF가 사실상 국내 최초의 주식형 액티브 ETF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는 총 502개인데, 주식형·채권형 액티브 ETF는 6%(30개) 정도다. 하지만 액티브 ETF의 비율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인 팀장은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액티브 ETF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에서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상장한 전체 ETF 중 56%가 액티브 ETF였다”며 “현재 개인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도 액티브 ETF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기관 투자자들의 본격적 투자가 시작되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매니저가 자율적으로 투자 종목과 비중 등을 결정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지난 5월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됐다. 국내 ETF는 대부분 시장·업종을 대표하는 지수 수익률을 거의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인데, 액티브 ETF는 자율적(액티브)인 운용을 통해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는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