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8일 ‘냉각기가 온다(Ice is coming)’라는 보고서에서 S&P500 지수가 향후 2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준(Fed·연방준비제도)의 조기 테이퍼링(채권 매입 등을 통한 돈풀기 축소) 가능성과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전망은 기존 10% 하락에서 더 비관적으로 바뀐 것이다. 통상 주가가 20% 하락하면 추세적으로 하향세를 보이는 ‘베어 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반면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Fed(연준·연방준비제도) 정책이 (긴축 쪽으로)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보다는 성장에 대한 낙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긴축을 꼭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금융·에너지 업종은 금리 상승의 수혜

코로나 사태 이후 유지돼온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이 예고된 가운데,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은 통상 주식 투자자에겐 악재로 통한다. 예금이나 채권의 낮은 금리에 실망해 주식시장으로 몰렸던 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주요 업종별 등락률

하지만 금리가 오른다고 주식시장에 상장된 모든 기업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금리 상승은 앞으로 경기가 좋아져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기 때문에 경기 회복기에 수요가 늘어나는 에너지 업종이나 금리가 오를수록 수익이 개선되는 금융 업종은 유망 투자처로 꼽힌다.

마크 해펠레 UBS글로벌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에 높아지는 국채 금리는 증시 상승세를 저해하기보다 업종마다 다르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융·에너지를 유망 업종으로 추천했다.

◇저금리에 취했던 주식시장 옥석 가려질 것

신한금융투자가 1990년부터 6차례 미국 금리 상승기를 분석한 결과 이때 한·미 증시가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6번 중 4번은 한국 코스피 상승률이 미국 S&P500을 앞섰다. 특히 미국 제로(0) 금리, 낮은 물가 상승 기대감 등 측면에서 현재와 상황이 가장 비슷했던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2008년 12월~2010년 4월)에 코스피보다 수익률이 좋았던 업종은 화학·은행 등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지난 8월 이후 에너지·화학(3.61%), 금융(2.45%) 등 업종의 상승률이 코스피(-5.72%)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구·개발이나 투자에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IT·바이오 등 성장주는 금리 상승으로 주가 거품이 꺼질 수 있다. 월가에서는 연 1.5% 선을 돌파하며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말 2%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미 금리가 급등하자 성장주 위주의 나스닥이 3% 가까이 급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결국 금리 상승으로 그동안 업종을 가리지 않고 초저금리 혜택을 봤던 주식시장의 옥석이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