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도산(디폴트) 위기에 손익을 따지는 국내 투자자들도 바빠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헝다그룹 리스크(위험)는 얼마나 될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과 주가 연관성이 높은 국내 업종으로 기계·조선·건설 등 산업재 업종을 꼽았다. 항셍 부동산 섹터(업종) 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했을 때 국내 업종별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 기계·조선 업종 지수는 월 평균 각각 3.5%, 2.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개인들의 자산이 부동산에 쏠려 있어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국내 호텔·레저, 화장품·의류 업종까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디폴트 우려가 반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70원에서 1190원까지 상승하는 기간에 코스피 주간 평균 하락률은 2.6%였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환율이 1190원까지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코스피는 3050까지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금융 위기 우려에 안전 자산인 달러 값이 오르면(원화 약세) 국내에서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성장주는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가 더 큰 주식을 말한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내 성장주 중에서 연중 고점 대비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큰 인터넷·게임 등 소프트웨어와 제약(바이오)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도 방어주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헝다 그룹의 디폴트 위험이 중국 시중은행의 신용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미국 연준(Fed)처럼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