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증시에서도 관련 테마주들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주식의 내재 가치 없이 정치 바람에 주가가 급등락을 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윤석열·홍준표 테마주 급등락
최근 20대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던 홍준표 테마주들은 지난 16일 TV조선을 통해 방영된 방송토론 이후 급속히 열기가 식었다. 일명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주라 불렸던 이 종목들은 홍 의원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옹호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열흘 간 65%나 오른 MH에탄올은 17일 하루에만 13.5% 폭삭 주저앉았다. 6~17일 상승률은 43%로 깎였다. 소주 원료인 주정(에틸알코올)을 만드는 MH에탄올은 진해오션리조트 최대주주(지분 60.48%)로, 홍 의원이 경남 지사 시절 추진한 진해 웅동 복합리조트 사업이 재조명 받자 테마주로 분류됐다.
대구·경북 지역 방송사인 티비씨(-7.99%), 경남 지역 소주 업체 무학(-6.61%), 부산 철강사 한국선재(-14.39%) 등도 17일 주가가 폭락했다. 이들은 각각 6~16일간 40% 안팎의 고공 행진을 하던 중이었는데 홍 의원 말 한마디에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반면, 무난하게 상대 후보들의 공격을 받아낸 것으로 평가 받은 윤석열 관련주들은 올랐다. 대표가 윤 전 검찰총장과 대학 동문이라고 소문 난 피혁 회사 덕성 주가는 17일 8.7% 급등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주당 4000원 대였던 이 회사 주가는 현재 4배 이상 오른 1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외 이사 중 한 명이 윤 전 총장과 동문이라고 알려진 자동차 부품 기업 지주사인 서연도 이날 6.25% 올랐다. 이 회사는 ‘윤 전 총장과 무관하다’는 공시까지 냈지만 정치 바람을 타고 있다.
성남시장 시절 대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된 테마주들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사외이사가 이 지사 부인 사건의 변호인을 맡았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된 여성 속옷 업체 비비안 주가는 3~17일 동안 6% 하락했다. 이 외에 대표가 이재명과 중앙대 동창으로 알려진 토탈소프트(-8%), 이 지사 무상 교복 정책의 수혜 종목인 교복 업체 형지엘리트(-7%), 형지그룹의 또 다른 패션 상장사 형지I&C(-7%) 등 주가도 하락했다. 이치선 사외이사가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활동 이력이 있다고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 코스닥 자동차 부품사 SG&G(1%)만 소폭 올랐다.
여권의 이낙연 전 총리 관련 테마주의 주가도 지지부진하다. 같은 기단 이월드(-8%)·남화토건(-2%)은 떨어졌고, 남선알미늄 주가는 0.5% 오르는데 그쳤다.
◇정치 테마주 추격 매수 자제해야
내년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정치 테마주들의 주가는 급변동할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작년 말·올 초) 50~60% 수익률을 맛봤던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 대상을 찾다 보니 정치 테마주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일부 테마주의 급등만 보고 추격 매수에 나섰다가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펀더멘탈(기초 체력)과 무관한 급등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공정 거래 세력이 개입한다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