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공장처럼 24시간 내내 시체를 태우고 있다, 인도 전역의 화장터에서 불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언론에 보도됐던 인도 현지 상황이다. 당시 인도는 확진자수, 사망자수 등 전세계 코로나 관련 기록을 전부 갈아치워 ‘코로나 지옥, 인류의 재앙’이라고 연일 보도됐다. 아래 사진은 당시 상황을 담은 사진. 관련 기사는 여기에서(링크 연결은 조선닷컴에서만 가능).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그 당시 인도 증시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요즘 인도의 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한국 증시는 지지부진한 횡스피(횡보하는 코스피) 상태인데, 인도 증시는 우직한 코끼리처럼 차근차근 상승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인도 센섹스 지수는 5만7552.39로 마감했다. 올 들어서만 21% 올랐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상승률 기준으로 인도는 아시아 주요국 중 1위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는 11% 올랐고, 일본 닛케이225평균은 3.7%, 상하이지수는 3% 안팎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여름방학이 끝나도 학교 교실에 가보지도 못하고 집에서 컴퓨터 화면만 보는 아이들이 많은데, 4월 ‘코로나 지옥’이라고 불렸던 인도는 아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인도 증시의 상승세에는 이유가 있다. 대내외적으로 호재가 넘쳐 난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조선일보 머니 유튜브에 출연해 “한국 증시가 상승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는데, 인도는 정반대다.
미래에셋운용 분석에 따르면, 인도는 우선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 속에 안정적인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또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원(China+1) 전략의 수혜로 인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차이나플러스 원 전략은 중국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중국 이외의 국가로 투자를 늘리는 전략을 말한다.
내부적으로도 호재가 많다. 역대 최저 금리(4%) 속에 지방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과 역대 최대 수준의 외화 보유고, 또 기업들은 락다운 완화 이후 경제 활동 정상화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겠다”면서 현 기준금리 4%를 계속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원유 가격이 안정화 추이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인도는 원유값이 10달러 조정될 때마다 전체 경상 수지가 0.4% 가량 조정 받을 정도로 원유값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최근 원유값이 하락하고 추가적인 원유 생산 발표도 나와 인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지난 4~5월 확진자수가 피크였을 때는 40만명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4만명으로 크게 완화됐다”면서 “8월부터 뭄바이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락다운 규제가 완화됐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는 전체 인구 중 30%가 1차 접종을 완료했고, 하반기에는 2차 백신접종 비율도 큰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시장 전망도 밝다. 미래에셋 추정에 따르면, 인도는 내년 주당순이익 예상 성장률이 34%로, 15년 중 최고치다. 초저금리 속에 경제 정상화로 기업 이익이 성장하고, 코로나 기저 효과까지 겹치는 것이 원인이다. 특히 금융, 철강, 에너지, 컨슈머 섹터가 기업 이익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4월 본지의 ‘인도 증시 8% 급락… 펀드, 빼야하나’ 기사에서 지금이야말로 인도 증시에 투자할 때라고 강력하게 외쳤던(그리고 결국 옳았던) 김경식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대표는 “인도는 산업 생산과 내수 성장, 수출 모두 안정적이고 물가 부담도 크지 않다”면서 “아직 파티가 진행 중인데 지금 집에 돌아갈 것을 고민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증시가 워낙 좋았으니 인도펀드 수익률도 반짝반짝 빛난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인도펀드 평균 수익률은 41%에 달한다. ‘알고는 있지만 손은 가지 않는 인도펀드’라는 말이 있는데, 역시나 수익률은 이렇게 좋지만 자금이 유입되진 않는다. 설정액도 4000억원 정도로 크지 않다.
인도펀드 수익률 상위권에는 중소형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포진해 있다. 미래에셋 인도 중소형포커스 펀드의 올해 수익률이 48%로 가장 높고, 삼성인도중소형FOCUS펀드가 47%로 2위다. 중형주의 2022~2023년 연평균 기업 이익 성장률이 40%를 돌파하고 어닝 업그레이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중형주가 큰폭으로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은 “중국이 각종 규제로 스스로 시장을 어렵게 만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도로 몰리고 있다”면서 “위생 수준이 낮아 오히려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는 기대감에 인도 증시는 강세를 보이고 있고, 제조업과 건설업이 주도하는 경제는 내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예상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