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이 시장의 발작(tantrums)을 원하지 않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7일(현지 시각)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한 연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시장을 놀라게 할 ‘깜짝 발언(surprise)’는 없었다는 것이다. 잭슨홀 회의란 매년 8월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장들의 연례 회의를 말한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기대만큼 광범위하게 발전한다면 연내에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 시기가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시점과 연계돼선 안 된다. 너무 빨리 긴축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경제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테이퍼링을 하더라도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파월의 온건한 발언에 27일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와 S&P500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는 1.23% 오른 1만5129.5, S&P500은 0.88% 오른 4509.37로 마감했다.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라구람 라잔 미 시카고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파월에게 모두가 기대한 균형 잡힌 그림이 나왔다”며 “시간을 벌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 회사 베어링스는 “파월의 신중한 발언은 연준이 테이퍼링 개시에 서두르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고,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미국 투자 회사 SSGA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아론은 “금리 인상은 아주아주 먼 일이라는 메시지에 투자자들이 행복해하고 있다”며 “시장은 테이퍼링 시작에 대해선 잘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테이퍼링 이슈가 시간을 두고 금융 시장에 반영돼온 만큼 테이퍼링이 처음 언급됐던 2013년과 같은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돈을 풀던 연준이 테이퍼링을 언급하자 신흥국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신흥국 주가와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이 일어난 바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 시점은 11~12월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1월, JP모건·모건스탠리는 12월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