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주가가 상장 2일 차인 9일에도 10% 이상 상승하며 국내 증시 시가총액 순위(보통주 기준) 9위로 올라섰다. 증권사들의 전망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주가가 오르며 고평가 논란도 일고 있다.
9일 카뱅은 전거래일 대비 12.5% 오른 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3만9000원)의 2배 수준까지 주가가 오른 것이다. 장중에는 8만91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카뱅의 시총은 37조2950억원으로 셀트리온(36조6860억원)과 기아(34조9420억원)를 뛰어넘었다. 금융주 시총 2위인 KB금융(22조380억원), 3위 신한지주(20조1990억원)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카뱅은 상장 첫날인 지난 6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기관 투자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개인들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속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9일 주가를 기준으로 볼 때 카카오뱅크의 MSCI EM 지수 내 비중은 0.045% 정도일 것이며, 이에 따른 수급 영향액(추가 매수자금)은 2300억~2400억원 수준일 것”이라며 “20일에 편입되기 때문에 당일에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겠지만, 상장 첫날부터 지수 편입을 예상한 기관 투자자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뱅의 주가는 증권가 전망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이 지난 5일 “‘금융 플랫폼’으로서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기대한다”며 제시한 목표 주가는 4만5000원이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이 9일 “장기 고성장이 예상되고, 국내 은행업계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우량주”라며 제시한 목표 주가는 6만4000원이었다. 7만8500원은 지난달 26일 BNK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 2만4000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카뱅의 주가는 ‘금융주’와 비교해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역대 은행주 최고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999년 6월 주택은행(KB금융의 전신)이 기록한 2.36배였다. SK증권은 저금리 기조 등을 반영해 카뱅의 적정 PBR을 5.45배로 산출해 목표 주가를 6만4000원으로 제시했는데, 현재 주가는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구경회 연구원은 “비교 대상인 은행 지주회사들의 PBR이 0.3~0.5배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것”이라며 “카뱅은 기존 금융주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존재로, 적정 기업 가치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