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각) 미국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로빈후드의 공모 가격은 공모가 밴드(38~42달러)의 최하단인 주당 38달러에 결정됐다. 공모가 기준 기업 가치는 320억달러(약 36조7000억원)다. 종목 코드는 HOOD다.
‘모두를 위한 민주적 금융'을 사명으로 내건 로빈후드는 월가 상식을 깨뜨리며 파격을 이어가고 있다. 마치 지난 2013년 설립 당시 주식 거래 수수료를 제로로 만들어서 월가를 뒤흔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대다수 미국 기업들은 소액 개미들에게 공모주 청약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로빈후드는 공모주 물량의 최대 35%를 로빈후드 앱을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할당했다. 상장 설명회도 역시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전체 공개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했다. 보통은 헤지펀드와 같은 기관 투자자들이 대상이다.
한편, 로빈후드의 상장을 둘러싸고 여의도 증권맨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대형 증권사 A씨는 “로빈후드의 고객 수는 1800만명이 넘고 자산은 90조에 달하는 등 성장성이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37조 정도의 시총도 싸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상장일에는 공모가(38달러)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서 거래가 출발하므로 관람만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상장 당일 급등락이 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르네상스 IPO ETF’처럼 신규 상장종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노려보라는 조언도 나온다.
또다른 대형 증권사 B씨는 “로빈후드가 이익을 만들어내는 요소들은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되면 이런 저런 규제를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새로운 이용자를 창출하기에는 현 상황에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새로운 이익 모델을 보여주기 전까진 그 가격이 합리적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로빈후드는 스탠퍼드대에 다니던 대학생 바이주 바트와 블라디미르 테네브가 2013년 설립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개인 주식 투자가 대중화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9억5900만 달러, 영업이익 745만 달러를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2019년에는 적자였다. 올해도 1분기에만 5억22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