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공모주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에 막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의 경우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 청약 때처럼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를 통해 청약하기 위한 ‘눈치작전’을 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일 진행된 카카오뱅크의 기관 수요 예측에는 2585조원이 몰렸다. 이는 지난 4월 SKIET가 기관 수요 예측에서 기록한 2417조원을 뛰어넘은 최대 금액이다. 수요 예측 경쟁률도 1732.8대1로 높은 수준이었다. 기관 수요 예측은 기관 투자자들이 얼마 정도 가격에 어느 정도 수량의 주식을 사고 싶다고 제시하는 과정으로, 결과를 바탕으로 공모가가 결정된다. 기관 투자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면서 공모가도 희망 범위(3만3000~3만9000원) 최상단 가격인 3만9000원으로 결정됐다.

◇은행주 시총 1위 노린다

공모가가 3만9000원으로 결정되면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최소 18조5000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KB금융지주(21조원)와 신한금융지주(19조4000억원)에 이어 단숨에 금융주 시가총액 3위에 올라서게 된다. 하나금융지주(12조7000억원)나 우리금융지주(8조1000억원)를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15%만 올라도 금융주 시총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는 ‘공모가와 기업 가치가 너무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라는 논란에 시달렸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준으로 국내 은행이 아닌 ‘파그세구루’라는 브라질 핀테크(첨단 기술을 접목한 금융) 회사 등을 내세웠다. 증권가에선 “영업 환경이 유사한 시중은행(금융지주가 상장돼 있음)이 아니라 해외 핀테크 회사 등을 기업 가치 산정 기준으로 삼다 보니 공모가가 과도하게 산정된 듯하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기업의 확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20~40대 선호도가 높아 앞으로도 이용자 수를 꾸준히 늘려나갈 수 있다는 것도 카카오뱅크의 강점이다.

◇주식 수량 많은 주관사가 유리

개인 투자자 공모주 청약은 오는 26~27일 진행된다. 공모가의 절반을 증거금으로 내면 청약이 가능하다. 청약이 가능한 증권사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 4곳이다.

금융 당국의 조치에 따라 이번 공모주 청약부터는 중복 청약이 금지됐다. 중복 청약 금지 전에는 청약이 가능한 모든 증권사에 본인뿐 아니라 가족 명의의 계좌를 만들고 청약을 하면, 올해부터 도입된 균등 배정 제도에 따라 주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다. 균등 배정 제도는 증권사별로 청약을 한 모든 개인 투자자에게 공모주를 똑같이 나눠주는 제도다.

중복 청약이 금지됐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반드시 한 증권사를 통해서만 공모주 청약을 진행해야 한다. 일단은 주관사인 KB증권이 공모주 물량 (881만577~1057만2693주)이 가장 많기 때문에 공모주를 더 많이 받기에 기본적으로 유리하다. 그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597만8606~717만4327주), 하나금융투자(94만3990~113만2788주), 현대차증권(62만9327~75만5192주) 순으로 공모주 물량이 많다. 증권사별로 50% 이상은 균등 배정 방식으로 공모주를 나눠주고, 나머지 비례 배정 물량은 신청한 주식 수와 증거금 규모에 따라 배분된다.

하지만 특정 증권사에 청약이 몰릴 경우 공모주 물량이 많은 증권사를 통해 청약했더라도 공모주를 1주도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증권가에선 “청약 마감 막바지에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로 청약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