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는 언제나 오를까요? ‘10만 전자’가 된다고 해서 샀는데 ‘7만 전자’가 무슨 일입니까?”

21일 삼성전자 주가가 올 들어 최저인 7만8500원에서 마감하자, 500만 개인 주주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작년 말(8만1000원)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12조5000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런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오히려 역주행하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실적 앞에선 장사 없다는데, 좋은 실적에도 주가가 가지 못하면 도대체 언제 오를 수 있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수급이 차질을 빚자 시장 전망을 나쁘게 보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있어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개인들이 이 물량을 받아주고 있기 때문에 큰 하락은 없지만, 오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주식을 올해 16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30조 샀는데 수익률은 마이너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보통주(26조1622억원)와 우선주(4조4574억원)를 30조619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각각 개인 순매수 순위 1위와 2위다. 개인 순매수 순위 3~41위 종목의 순매수 금액(30조3937억원)보다 삼성전자에 더 많이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수익률은 인기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의 추정 수익률은 보통주(-4.9%)와 우선주(-3.8%) 모두 마이너스다. 순매수 금액을 순매수 주식 수량을 나눠 구한 ‘평균 순매수 가격’과 20일 종가를 비교해서 구한 ‘수익률 추정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에는 장중 9만6800원까지 치솟으며 “금방 ‘10만 전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지만, 7만원대까지 밀린 상태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도 지난 20일까지 삼성전자 보통주를 2조1474억원, 우선주를 3153억원 순매수했다. 주로 주가가 하락하는 날 위주로 삼성전자를 순매수하며 나름 저가 매수 전략을 폈지만,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의 추정 수익률도 보통주(-0.6%)와 우선주(-0.5%) 모두 ‘마이너스’였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주가(일종의 전망치) 평균값은 여전히 10만2182원으로 10만원보다 높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좋은 실적’을 냈다 정도가 아닌 더 좋은 뉴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8일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려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 펩리스 고객사의 추가 확보나 M&A(인수·합병) 추진과 같은 드라마틱한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월과 7월, 개미들 변심 조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올 들어 주가가 9.1%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5.4% 떨어졌다. 2019년만 해도 TSMC는 삼성전자와 시총이 비슷했지만 지난 6월 말에는 TSMC 시총이 삼성전자를 1267억달러 앞섰다. 동학 개미들 사이에서는 “TSMC는 잘나가는데 삼전은 실망감을 준다”는 말이 돌 정도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삼성전자 주식을 대체할 만한 별다른 대안이 없다. 실적 좋고 배당도 잘 주고 장기 투자하면 손해 볼 가능성이 거의 없는 안전 자산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인내심은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를 둘러싼 인터넷 여론은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졌다.

21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썸트렌드가 지난 7월 8~20일 인스타·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삼성전자 주가 관련 글 1045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대, 호조, 개선 등 긍정적인 반응은 58%였고 우려, 부진, 매도 등 부정적인 반응은 42%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8일부터 종가가 7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약세다.

반면 지난 1월 1~15일 기준으로 살펴 보면, 삼성전자 주가 관련 글은 1만1589건에 달했고 긍정적인 반응이 86%로 높았다. 부정적인 글은 전체의 11%에 그쳤다. 1월 11일은 삼성전자 주가가 9만6800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