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플랫폼인 ‘제페토’는 전 세계 2억여명의 가입자가 이용 중이다. 최근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앱 ‘이프랜드(ifland)’를 출시하며 이 분야 선두 주자인 제페토에 도전장을 냈다. 정부도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2.0’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내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도 “앞으로 빠르게 성장할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하려면 ‘도약기’인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메타버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지만, 산업 내 유망 기업을 찾아 분산 투자해주는 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버스 펀드 설정 후 수익률 3.5%

국내에 출시된 메타버스 펀드는 순항 중이다. 지난달 14일 설정된 KB자산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 펀드’는 지난 16일 기준 수익률 3.5%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출시된 메타버스 관련 펀드인데, 설정 후 대략 한 달 동안 나쁘지 않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지난달 28일 메타버스 펀드를 출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메타버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 펀드의 경우 미국, 한국, 중국, 일본의 200~300개 메타버스 관련 기업 중 국가 및 산업별 분산을 고려해 선정한 30~50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메타버스 하드웨어 기업인 페이스북, 소프트웨어 기업인 유니티 소프트웨어, 플랫폼·콘텐츠 기업인 로블록스와 네이버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메타버스는 현재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산업과 교육, 의료, 쇼핑, 부동산 등 모든 영역에서 생산성·편의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나 3차원(3D) 아바타를 만들어 이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등은 어린이·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B자산운용은 “미국 어린이들의 경우 유튜브 시청 시간보다 로블록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2.5배가량 더 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앞으로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들이 인터넷 플랫폼·소셜미디어 영역에서 계속 성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또한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인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등의 기술이 앞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메타버스 관련 기업 전망은 ‘밝음’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관련 기업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운용실장은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등 메타버스 관련 기기 대중화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기업이며, 가상현실 서비스인 호라이즌·인피니티 오피스 등을 순차적으로 개발·출시하는 중”이라며 “페이스북은 메타버스에 ‘올인’했다고 해도 좋을 만큼 많은 인력을 메타버스 담당 부문에 배치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선 네이버가 메타버스 관련 기업 중에서 ‘선두 주자’로 꼽힌다. 차 실장은 “네이버 제페토는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 패션쇼, 가상 팬 사인회 등을 개최하면서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로블록스는 지난달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순매수 1위(8153만달러) 종목이었을 정도로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많이 투자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로블록스에 대해 “성장주 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면서 “플레이어와 개발자를 연결하는 양방향 플랫폼으로서 유튜브와 유사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고 무조건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3D 콘텐츠 개발용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하는 기업인 유니티 소프트웨어 주식을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3억2408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그런데 올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평균 순매수 가격을 바탕으로 추정해보면 올해 상반기 유니티 소프트웨어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의 수익률은 -7.3%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망 업종에 투자하더라도 매매 타이밍을 잘 잡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메타버스 산업 내에서 어떤 기업이 더 좋은 기업인지 개인 투자자가 골라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펀드를 통한 투자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