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온라인상의 소문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종목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사이버 얼럿(cyber alert·사이버 경고)’을 발동한 건수가 29건까지 늘었다. 지난해 사이버 얼럿 발동 건수(24건)를 반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29건 모두 정치인과 관련된 소문 때문에 주가가 오른 정치 테마주였다. 한국거래소는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온라인 게시글이 최근 5일 평균보다 3배 이상 늘면서 주가가 급등한 기업의 주식을 ‘풍문 관여 종목’으로 지정하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사이버 얼럿’을 발동한다.

17일 한국거래소가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29건의 사이버 얼럿 발동 사례 중 16건이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소문으로 주가가 급등한 경우였다. 또 다른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된 사이버 얼럿 발동 사례는 11건이었다. 나머지 2건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관련이었다. 대부분이 ‘대선 테마주’였던 셈인데, 6월 들어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소문으로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이 많았다.

사이버 얼럿이 발동된 종목은 ‘회사의 최대 주주가 윤석열 전 총장과 성씨가 같다’ ‘회사 관계자와 이재명 지사가 대학교 동문이다’ 등의 이유로 주가가 급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이버 얼럿 대상 기업들도 ‘해당 정치인과 우리 회사는 아무 관련이 없다’라고 적극 해명한다. 전자저울 및 로드셀 제조·판매업체 카스는 지난 5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당사의 사외이사가 사법시험 28회, 사법연수원 18기로 동기인 것은 사실이나, 그 이상의 아무런 친분관계는 없다”, “과거 및 현재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당사의 사업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고 했다. 대원전선은 “당사의 민경도 사외이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서울대 법대 동문은 맞으나 그 외에는 당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사이버 얼럿 대상 종목은 아니었더라도 사실상 대선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급등한 종목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이스타코는 올 들어 6월 말까지 주가가 882.3% 뛰었다. 국내 증시 상장 종목 중 주가 상승률 1위였다. 부동산 임대·공급 업체인 이스타코는 이재명 지사가 기본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다. 지난 2월에 “이재명 지사와 당사는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공시했지만,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한국거래소도 “주가 급변 등과 관련해 정치 테마주가 불공정거래 등과 관련되어 있는지 모니터링 중”이라고 했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어떤 종목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