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힘을 못 쓰면서 삼성그룹주(株)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삼성그룹주 펀드(23개)의 최근 6개월·1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0.66%, 33.54%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909개)의 최근 6개월(2.34%), 1년(53.3%) 평균 수익률에 모두 못 미치는 것이다.

◇삼성그룹주 펀드 성과, 주식형의 절반

펀드별로 보면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의 1년 수익률이 53.27%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펀드 1년 평균 수익률에는 못 미쳤다.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49.08%)를 비롯, 삼성KODEX삼성그룹주(47.9%),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43.28%), IBK삼성그룹(41.62%)의 1년 수익률은 40%대를 기록했다. 주식·채권을 섞어서 투자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9.34%)은 채권 값 하락(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 수익률이 한 자릿수로 부진했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가 연초 이후 지난 14일까지 4.2%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삼성그룹주 펀드 가운데 삼성전자의 투자 편입 비율은 평균 26.4%로 가장 크다.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은 올해 실적을 전망했을 때보다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차세대 D램인 DDR5램의 본격 판매 시점이 DDR5램과 함께 사용되는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 출시 연기(내년 3월)로 함께 늦춰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업계 2·3위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미국) 등 경쟁사들의 도전도 위협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전망치를 10%나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급의 2분기 영업이익(12조5000억원)을 발표한 지난 7일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0.5% 하락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이미 좋은 실적을 반영한 상태라 좋은 뉴스가 새로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벌써 코로나 이후를 보고 한국 등 내구재 생산국에서 관광 등 서비스 강국으로 투자금을 옮기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하반기 성장 반론도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D램 가격 상승세가 오는 4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도 많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1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연말 목표 주가 예상치는 10만2524원이다. 15일 종가는 8만600원이었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15조원을 넘길 걸로 추정된다”며 “3분기부터는 실적이 주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재고가 2018년 이후 3년 내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고, 기업들 설비투자도 첨단 공정 중심으로 이뤄져 반도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는 과도하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는 지난 6개월간 주가 조정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기성장성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삼성그룹주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로 연초 이후 지난 5일까지 170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1조2843억원이 빠져나갔다.

삼성그룹주 펀드라고 다 같지는 않은 만큼 주가 상승세인 삼성그룹 종목이 어떤 비율로 편입돼 있는지 꼼꼼하게 따진 뒤 투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비율이 큰 종목은 삼성SDI(10.6%)·삼성바이오로직스(8.6%) 등이다. 두 종목은 연초 이후 각각 11%, 4% 이상 주가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