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 거래소들이 잡코인들을 잇따라 상장 폐지한 데 이어 신규 회원 가입을 제한하고 임직원들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거래소들은 오는 9월 중순까지 은행에서 실명(實名) 계좌를 발급받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심사를 깐깐하게 하자 거래소들이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 살아남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국내 4대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은 오는 13일부터 일부 해외 거주 외국인의 신규 회원 가입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필리핀, 몰타, 아이티, 남수단 등 4국 거주자의 거래를 전면 차단하기로 한 것이다. 이 국가들은 지난달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총회에서 자금 세탁 방지 국제 기준을 이행하지 않은 국가로 추가됐다. 빗썸은 또 국내 거주 외국인도 휴대전화를 통해 본인 인증을 하지 못하면 회원 가입을 받아주지 않기로 했다.

다른 가상 화폐 거래소인 프로비트는 전 임직원의 내부 거래 계정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는 임직원들의 계정으로 가상 화폐를 사고팔아 거래량을 부풀리는 자전 거래를 막으려는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자전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입법 예고했다.

이에 앞서 거래소들은 잡코인을 잇따라 상장 폐지하고 있다. 은행들이 실명 계좌 발급을 위한 심사 과정에서 신용도가 낮은 코인이나 거래하는 코인 종류가 많은 거래소일수록 낮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의 경우 5월 이후 현재까지 코인 24개를 상장 폐지했다. 4대 거래소 중 한 곳인 코인빗은 8개 종목을 상장 폐지하고 코인 28개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프로비트는 전체 코인 365종 중 145종을 상폐했다.

그러나 상폐 대상이 된 코인 업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빗썸에서 상폐가 결정된 드래곤베인은 빗썸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상폐된 피카프로젝트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과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