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학 개미(해외 주식을 사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게임 기업인 로블록스였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은 로블록스 주식을 8153만달러(약 920억원) 순매수했다. 숙박 공유 기업인 에어비앤비(7785만달러)가 순매수 2위였고, 구글(알파벳·4988만달러)과 페이스북(4598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작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7개월 연속 서학 개미 순매수 1위였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 5월에 아마존에 밀려 2위로 떨어진 데 이어, 6월엔 35위(1277만달러)까지 밀렸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로블록스를 순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은 평균 12.3%의 수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순매수 가격과 지난달 25일 종가를 비교해 추정한 수치다.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은 로블록스 주식을 2억9304만달러어치 보유하고 있었다. 국내 투자자 보유 금액 순위 31위로, 보유 금액 순위 1위인 테슬라(92억3008만달러)나 2위 애플(39억5183만달러) 등에 비해서는 훨씬 적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출시된 메타버스 관련 펀드도 로블록스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KB자산운용이 국내에서 처음 출시한 메타버스 관련 펀드(KB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 펀드)도 로블록스 주식(전체의 4.4%)을 담고 있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설정 이후 3.7%다.
지난달 28일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도 전체 주식 중 로블록스의 비율이 1.6% 정도다. 차동호 KB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실장은 “로블록스는 단순히 메타버스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개발할 환경을 제공하는 게임 플랫폼 기업”이라며 “미국 어린이들이 로블록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유튜브 시청 시간의 2.5배라는 조사 결과도 있듯 기존 빅테크 기업들의 영역을 잠식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