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된 계열사들의 기업가치가 큰 상위 10대 대기업 그룹 가운데 올 들어 시가총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54.1%)였다. 반면 부동의 시가총액 1위인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9일 한국거래소가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의 시총은 지난해 말 38조5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59조3000억원으로 54% 늘었다. 반면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744조5000억원에서 746조원으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발 경기 침체 속에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정보·통신(IT)이나 바이오 관련 계열사가 주력인 대기업 집단의 시가총액이 많이 늘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회복 국면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경기민감종목으로 분류되는 계열사들을 보유한 곳의 시총이 많이 늘어났다.

◇비약적으로 성장한 카카오

올해 시가총액 상위 1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시총 증가율을 기록한 카카오는 지난해에도 1년간 시가총액 증가율이 187.4%로 전체 대기업 그룹 중 가장 높았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했고, 올해도 카카오뱅크 등 계열사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올 들어서는 액면분할을 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좀더 소액으로 주식을 살 수 있게 됐다.

카카오 다음으론 포스코(40.3%)와 롯데(34.3%) 등의 올해 시가총액 증가율이 높은 편이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올 들어 주가 상승의 키워드가 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경우 철강·금속 관련 계열사인 포스코강판·포스코엠텍 등 계열사의 주가가 올 들어 많이 상승했다. 롯데에서는 롯데제과나 롯데칠성 등 식음료 관련 계열사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

분석 대상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 전체로 확대해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회복 국면에 수혜를 볼 수 있는 계열사를 많이 보유한 곳의 시가총액 증가율이 높았던 것이다. 올 들어 시가총액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효성(84.9%)과 한진(66.4%)이었다. 효성의 경우 소재·화학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한진그룹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후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 속에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작년만큼 힘 못 쓰는 삼성그룹

삼성그룹의 경우 작년에는 시가총액이 1년간 44.8% 증가했다. 514조1000억에서 744조5000억원으로 껑충 뛴 것이다. 그런데 올 들어서는 작년만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5월 말 8만500원으로 지난해 말(8만1000원)보다 더 낮아졌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 그룹주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서도 삼성그룹주 펀드가 올 들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현대차그룹에 투자하는 ‘미래에셋 TIGER 현대차그룹+’ 펀드의 경우 연초 후 수익률이 29.9%였고, 하나UBS 롯데그룹주펀드 역시 수익률이 20.6%였다. 한국투자 삼성그룹리딩플러스 펀드의 경우 연초 후 수익률이 13.6%로 다른 대기업 그룹주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았다.

금융 관련 대기업인 미래에셋과 한국투자금융의 시가총액 격차는 지난해 말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에는 미래에셋의 시가총액이 7조7000억원으로 한국투자금융보다 3조원가량 많았는데, 지난달 기준으로는 이 격차가 1조8000억원 정도로 줄어들었다. 한국투자증권 등이 올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고, 한국투자금융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하면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