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최고 3300~3700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대부분 물가·금리 상승의 부담을 기업의 이익 증가가 이겨낼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다만 미국의 증세 논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논의가 표면화되는 것은 국내 증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부 증권사는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라도 코스피가 3000선 아래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조정은 ‘증시 폭락’ 같은 위기라기보다는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 이후 경기와 일상이 회복되는 국면이 찾아올 수 있는 만큼 경기 민감주에 대한 투자를 권한다.
◇금리 상승기엔 기업 이익이 변수
지금까지 증시는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금리 상승기에는 기업의 이익이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된다.
하나금융투자(코스피 최고 3650 예상)는 “수출 개선을 기반으로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경신을 예상한다”고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주가는 이익의 함수”라면서 “시중 금리 상승 국면에서 주가의 방향성은 이익 증가 여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신한금융투자(코스피 3000~3700 예상)도 기업의 이익 증가에 더 무게를 둔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는 “이익 회복의 상대적 우위가 수익성 개선과 배당성향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조정이 예상되나 제한적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고 했다. 대신증권(코스피 최고 3630 예상)도 “2021년은 성장(펀더멘털)과 할인율(물가·금리) 간 힘겨루기 국면”이라며 “2분기 이후 펀더멘털 동력이 물가·금리보다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조정은 언제? 3분기냐 4분기냐
일시적 조정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KB증권(코스피 2900~3500 예상)은 “3분기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나 미국의 법인세 인상 등 증세 여파 때문에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그 이후로는 코스피가 다시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최상단을 3500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KB증권은 “3분기 정도에 찾아올 조정 국면이 오히려 저점에 투자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코스피 3000~3300 예상)도 이와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3분기에는 8월 잭슨홀 미팅(중앙은행장 연찬회)이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의 테이퍼링 공식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진, 미국 경기의 단기적 정점 통과 등 부정적 요소가 상대적으로 많다면, 4분기에는 인플레이션 기저 효과 소멸,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경기 회복, 내수 투자 및 소비 모멘텀 강화 등 증시에 긍정적 요소가 부각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반면 IBK투자증권(코스피 2900~3400 예상)의 예측은 조금 다르다. IBK투자증권은 “2~3분기 미국 중심의 수요 회복 가시화, 특히 봉쇄 조치 완화와 여름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단기 수요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국내 경제에 대한 낙수 효과 기대도 증시에 한 차례 더 반영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4분기에 대해서는 “지표와 실적에서 확인하는 성장 모멘텀은 약해질 전망”이라며 “미국 정부의 증세 논의와 연준 테이퍼링 논의가 표면화될 수 있어, 하방 리스크 요인이 산재한 만큼 지수 하단을 크게 열어놔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럼 어떤 주식에 투자하면 좋을까. 한국투자증권(코스피 3000~3550 예상)은 “금리 상승, 소비 심리 개선 등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은행, 전기전자, 음식료, 의류, 항공, 레저, 엔터테인먼트 업종 등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메리츠증권(코스피 3000~3500 예상)은 하반기 투자 유망 업종으로 정보·통신(IT) 하드웨어, 화장품, 건설, 반도체, IT 가전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