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고객들이 빈백(소파베드)에 편안히 누워서 360도 초대형 멀티스크린을 통해 뉴욕, 시드니, 두바이, 파리 등 세계 각국의 영상과 음악을 체험하고 있다. 유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올 7월까지 계속된다.

‘저축과 절약은 미덕’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올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급등 주식을 잡기는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는 이른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것) 주식이 강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말까지 욜로주(株)의 평균 상승률은 29%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12% 수준이었다. 욜로주 중에서도 특히 레저, 의류, 신발, 미디어, 식료품, 방송,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업종이 평균적으로 30% 넘게 상승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은 “전쟁과 질병 후에 사람들의 심리는 욜로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면서 “극단적인 공포와 위험이 지난 후에는 너무 먼 미래를 꿈꾸기보다 가까운 데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욜로주 올해 평균 수익률 29%

욜로 주식의 인기는 코로나 이후 주식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투자자들의 특성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이하 젊은 투자자 수는 전년 대비 103%(160만명) 늘었고 보유 금액은 98%(33조6000억원) 불어났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청춘 개미들이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청춘 개미들은 내일보다 오늘을 강조하는 ‘아끼똥(아끼다가 똥 된다)’ 소비 행태를 보이면서 동시에 관련 주식을 사 모았다.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지난 주말 친구랑 애망빙(애플 망고 빙수) 먹으려고 신라호텔에 갔는데 1시간 넘게 기다려서 간신히 먹었다”면서 “부모님은 빙수 먹는 데 6만원 넘게 돈을 쓴다고 타박했지만, 6만원 아낀다고 부자 되는 것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 5월 31일 10만3000원을 찍으면서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특급호텔의 ‘애플망고빙수’는 언뜻 과해 보이는 가격대에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사진은 신라호텔 ‘애플망고 빙수’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청년층 금융 이해력 조사에서도 ‘아끼똥 트렌드'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조사에 참여한 청년층의 34%가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한다고 답한 것이다. 장기적인 재무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소비를 통한 만족감을 중시하는 욜로 현상이 대세였다.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는 “코로나 이후 보복 소비와 더불어 욜로 현상으로 대변되는 흐름은 우리 사회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욜로 트렌드는 플렉스(FLEX, 돈 자랑) 현상과도 맞물리고 있는 만큼, 관련 산업을 주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신 보급 후 소비 패턴 변화에 유의”

1일 한국 증시에선 ‘프프' 주식이 화제였다. 프프는 MLB, 디스커버리 등의 브랜드 의류를 만드는 F&F의 애칭이다. 이날 F&F는 전날보다 9.6% 상승한 49만2500원에 마감했다. F&F가 속해 있는 의류 업종은 지난해 주가가 10% 하락했지만 올해는 42% 오르면서 초강세다.

이건규 르네상스운용 대표는 “지난해 의류 업종은 코로나 여파로 소비가 크게 꺾였는데,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어하는 갈망 속에 보복 소비가 진행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분할 상장한 F&F는 패션브랜드 디스커버리, MLB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디스커버리.

욜로주 중에서도 안방 소비와 관련된 업종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상승 흐름을 탔다. 미디어, 인터넷, 포장재(택배) 산업 등은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었던 지난해에도 주가가 상승했고, 올해도 꾸준히 주가가 올랐다.

김기주 대표는 “집 밖 소비와 관계되는 레저, 의류, 신발, 식품 등은 지난해 코로나로 주가가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는 각각 수익률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욜로가 사회적인 트렌드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욜로 주식의 강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업황 회복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부부장은 “백신이 보급되어 일상이 정상화되면 소비 패턴이 다시 바뀔 수 있는 만큼,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관련 주에 대한 추격 매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고객들이 샤넬 매장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