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국내에서 검증된 금융 서비스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고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금융 산업 개방 초기 시장인 ‘메콩 3국(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을 겨냥했다. 이와 함께 국내 고객의 해외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도 추진하는 글로벌 전략을 세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실제 성과도 내는 중이다. KB금융지주의 글로벌 당기순이익은 2017년 900만달러에서 2020년 9430만달러로 9배 이상 늘었다. 해외 지점 및 사무소도 같은 기간 39곳(2017년)에서 827곳(2020년)으로 급증했다.

올해 1월 KB국민은행이 미얀마 경제 수도 양곤에서 ‘KB미얀마은행’ 개점식을 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우 KB미얀마은행 법인장, 우조민윈 미얀마 상공회의소 회장, 우표밍테인 양곤주정부 주지사, 이상화 주미얀마 한국 대사. /KB국민은행 제공

◇동남아 금융사 잇따라 인수해 거점 확보

KB국민은행은 2019년 12월 캄보디아 대형 금융사 중 한 곳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약 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해 작년 4월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현지 영업망 183개를 갖춘 캄보디아 최대 예금 수취 가능 소액 대출 금융기관으로, 캄보디아 전체 금융사 가운데 대출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에 당기순이익 7040만달러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KB국민은행의 우수한 금융 역량을 이전할 것”이라며 “캄보디아 내 선도 은행으로 키워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8년 7월엔 인도네시아 자산 기준 14위의 소매 금융 전문 은행인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하고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총 67%의 지분률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총 4000억원이 투자됐다. 부코핀은행은 1970년에 설립돼 50년의 역사를 가진 은행으로 435개 영업망과 835개의 ATM 등 인도네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중형 은행이다.

작년 12월엔 미얀마 현지 법인을 개설했다. 작년 4월 예비 인가를 받은 이후 8개월간 준비 기간을 거쳤다. 미얀마에서 외국계 은행 최초로 현지 법인을 설립한 사례다. 현지 법인으로 인허가를 받은 은행은 기업금융·소매금융이 가능하고, 법인 내에 10개의 지점을 개설할 수 있다. 미얀마 금융 시장은 아직까지 인프라가 취약하고 최근 국내 정세가 불안해지긴 했지만 성장 잠재력은 높다. 국내 은행들에 매력적 시장으로 꼽히면서 ‘포스트 베트남’으로 불려왔다.

◇선진 시장도 공략…올해는 싱가포르 집중

KB국민은행은 올해 4월 싱가포르통화청으로부터 지점 설립 예비 인가를 획득했다. 앞으로 KB국민은행이 싱가포르에서 지점 개설 시 현지 통화 기반 리테일(소매) 업무를 제외한 기업금융,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업무는 물론 증권업까지 포함한 모든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싱가포르는 타 동남아 국가 대비 투명한 행정 절차, 간단한 조세 체계, 영어 공용화 등 우수한 비즈니스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 교통의 요충지로서 중계무역과 함께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 산업이 발달해, 동남아시아 금융 중심지이자 세계적인 금융 허브 중 하나다. KB국민은행의 싱가포르 지점 설립 예비 인가 획득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 중심지에 거점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싱가포르 지점을 글로벌 부문 핵심 비즈니스 거점 지역 중 하나로 키울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금융과 자본시장 업무의 발판으로 삼아 해외 네트워크를 지속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의 다른 금융 계열사들도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KB증권은 2019년 1월 베트남 법인 사이공 지점을 개설해 호찌민 지역에 두 번째 지점을 보유하게 됐다. KB국민카드는 작년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자동차∙오토바이∙내구재 할부금융 사업 등을 하는 현지 여신금융 전문 회사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 지분 80%를 879억원에 인수했다. 작년 4월엔 태국 내 휴대폰 유통과 채권 추심 1위 업체인 ‘제이 핀테크’ 지분 51%를 240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 사명을 ‘KB J 캐피탈’로 변경한 KB국민카드는 이 해외 법인을 태국 내 최상위권 여신 전문 금융사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