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출신으로 국내 저축은행 업계 2위인 OK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윤 회장은 지난달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일본 내 한국학교, 오사카금강국제학교(OKIS) 교가를 제작해 기증했다. 제목은 ‘나는 더 강해질거야’로 최 회장이 제목과 가사를 직접 수정했다.
‘오늘 맞은 이 비가 나를 한 뼘 더 자라나게 해줄테니까'라는 가사엔 한국과 일본의 경계인으로 살아야했던 최 회장의 녹록치 않았던 삶과 어떤 현실에도 좌절하지 않고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한국 국적을 한번도 포기한 적 없는 최 회장은 일본에서 직업을 구하지 못해 1988년 나고야에서 ‘신라관’이라는 고기 식당을 운영했다. 그렇게 번 돈으로 1998년 한국의 벤처붐에 20여억원을 투자했다가 실패하고 2002년 대부업으로 재기를 시도했다. 한국말이 서툰 재일교포 3세라 일본에선 한국인, 한국에선 일본인 취급을 받았다. 반일(反日) 정서가 극심했던 2019년 일본기업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19년 그룹 이름을 ‘오리지널 코리안(Original Korean)’의 약자인 오케이(OK)로 바꿨다. 직원들에게 공모를 받아 그의 아들·딸 이름을 ‘최선’과 ‘최다해’로 지었다. ‘최선을 다해’라는 뜻이었다. 국부를 유출시킨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19년 동안 회사 이익에 대한 배당을 한번도 받지 않고 회사에 쌓았다. 연봉도 그룹 32명 임원 중 가장 낮다. 공시 기준인 5억원에도 못 미쳐 공개된 적이 없을 정도다.
회사는 자산 15조원에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이 됐다. 최근 아시아 소매금융 철수를 밝힌 씨티은행의 태국·호주 부문 인수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1946년 오사카에서 개교한 OKIS는 1961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다. 세계 34개 재외한국학교 중 역사가 가장 길다. 최 회장은 2019년 재일교포 지인들 권유로 학교 이사장직을 맡았다.
그는 지난 2월 대한럭비협회장에 취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1923년 한국에 럭비가 도입된지 98년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첫 메달에 도전하는 것이다. 지난달엔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도 맡았다. 그는 일본 고교·대학교 시절 7년간 럭비 선수로 활동했다. 맨 앞줄에서 상대방과 거칠게 몸싸움을 하며 공을 지키는 ‘포워드’ 자리였다. 갈비뼈만 세차례 부러지는 등 골절 부상만 8차례 당했다. 최 회장은 흉터들을 가리키며 “나만이 간직한 보물”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